올림픽 중계, 쇼를 하다, 쇼!

  • 입력 2008년 8월 25일 09시 01분


‘지구촌 축제’ 2008 베이징 올림픽이 24일 막을 내렸다. 국민들은 박태환의 금메달, 여자 핸드볼의 오심으로 인한 억울한 패배, 야구의 세계제패 등을 TV로 지켜보며 감동과 탄식, 눈물이 뒤범벅됐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눈부신 기량을 보는 것도 재미지만, 방송기술과 중계방송의 발전과 변화도 재밋거리다. 지상파 방송의 이번 2008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정리했다.

○ 스포테인먼트 “참신” vs “희화화”

이번 올림픽 중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스포테인먼트’ 시도였다. 17일 여자 핸드볼 예선리그 한국 대 헝가리 경기와 19일 체조 남자 평행봉 경기 중계에는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자들을 보조해설자로 투입해 시청자들에게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를 희화화 시킨다’ ‘산만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또한 프로야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방송인으로 활약중인 강병규를 야구경기의 보조 해설자로 영입하려다 취소하면서 벌어졌던 강병규와 MBC의 감정싸움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실시간 시청률 공개, 색다른 재미

실시간 시청률 공개도 이번 올림픽 중계에서 처음 시도돼 방송가 화제였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는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주요 종목의 경기의 시청률을 실시간 공개했다. 이로 인해 시청자들은 방금 자신이 본 중계의 시청률을 바로바로 알 수 있는 재미를 얻었다. 특히 유재석이 보조해설자로 참여한 19일 MBC 체조 남자 평행봉 경기중계방송은 실시간 시청률에서 1위를 차지해 ‘무한도전’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실시간 시청률’의 심판을 실시간으로 받았던 지상파 방송사들은 올림픽 내내 스트레스도 함께 받아야했다.

○ 고함·흥분 중계의 딜레마

이번 올림픽 방송에서 가장 큰 화두는 일부 해설자와 캐스터의 흥분 중계와 욕설·반말 중계였다. 현장 상황에 대한 실감나는 표현이고 오히려 솔직해서 좋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오히려 경기를 보는데 지장을 줄 정도로 불편했다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SBS 레슬링 해설위원인 심권호는 12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5kg급 경기에서 박은철과 정지현 선수의 경기에서 “야, 아 씨’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 등 해설을 하지 않고 막말을 내뱉어 논란이 됐다.

아울러 박태환의 남자 수영 400m 자유형 결선 해설을 맡았던 MBC 박석기, SBS 김봉조 해설위원도 방송 내내 흥분만 했지 해설이나 분석은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경기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기 보다 오히려 악만 쓰며 캐스터의 개인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낸 SBS의 일부 중계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 중복·편파 중계로 ‘전파낭비’ 지적

지상파 방송사들의 특정종목 중복 편성, 인기 종목에 대한 편파 중계도 많은 지적을 받았다. TV채널을 아무리 돌려도 똑같은 종목만을 볼 수밖에 없었고, 코비 브라이언트, 리오넬 메시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도 보기가 어려웠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이로 인해 전파낭비, 채널권을 빼앗아갔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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