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가장 운 나쁜 사나이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인터넷판은 지난 22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출신의 코미어에게 인생은 지금까지 치러온 어떤 경기보다도 힘들었다”며 그의 불운한 인생역정을 소개했다.
세계랭킹 3위 코미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유형 96kg급에서 유력한 금메달후보로 손꼽혔지만 무리한 체중조절로 콩팥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 20일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 8강전이 열리기 하루 전날 병원에서 눈을 뜬 코미어는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지난 4년간 매트에서 흘린 땀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코미어는 지난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도 3∼4위전 때 앞서 가다 막판에 역전패 동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던 쓰린 경험이 있다.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7살 때부터다.
외할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던 아버지가 외할아버지가 쏜 총에 맞고 사망했다. 학창 시절 때는 친구와 사촌을 교통사고로 잃었고,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를 다닐 때는 가장 친한 친구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죽고 말았다. 하지만 인생은 코미어에게 계속해서 잔인하기만 했다. 2003년에는 대형 트럭이 자신의 차를 덮치면서 뒷좌석에 타고 있던 3살짜리 딸이 현장에서 즉사하는 참담한 슬픔을 감당해야만 했다.
이 때부터 그는 죽은 딸을 생각하며 승부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동메달을 놓치면서 정신적으로 심각한 방황에 빠졌다. 결국 코미어는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딸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힘겹게 벗어날 수 있었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베이징올림픽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체중조절 실패라는 악재를 만나고 말았다. 코미어는 지난 20일 힘겹게 몸무게를 96kg로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1차 관문을 어렵게 통과했지만 그로부터 2시간 뒤 쓰러지고 말았다. 지나친 체중 감량으로 콩팥에 이상이 생긴 코미어는 눈물 속에 출전을 포기했다. 케빈 잭슨 대표팀 감독은 “코미어가 경기 출전을 원했지만 선수보호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그가 겪어온 인생은 그저 불운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화보]‘감동의 드라마’ 2008 베이징올림픽 메달리스트
[화보]창던지기 ‘미녀’…미스 파라과이 ‘레르인 프랑코’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어이쿠’ 이런 실수를…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비치발리볼 치어리더들의 열전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best of best’포토 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