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공항 들어서자
환영 나온 시민들 “대~한민국”
25일 오후 3시, ‘마린 보이’ 박태환(19·단국대) 선수와 ‘로즈란’ 장미란(25·고양시청) 선수가 대형 태극기를 들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는 순간 인천공항은 환호로 가득 찼다.
2시간 전부터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던 선수 가족, 시민, 체육관계자 등 1000여 명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17일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들을 뜨겁게 맞았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한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 본진 180명은 “국민의 성원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입을 모았다.
매 경기 극적인 승리로 감동을 안겨준 ‘세계 최강’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분에 넘치는 관심 덕분에 계속 이기면서 자신감도 높아지고 팀워크도 좋아졌다”며 국민에게 감사를 표했다.
간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선수단은 해단식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세종문화회관 입구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던 수백 명의 시민은 선수들이 입장하자 뜨거운 박수로 이들을 맞았다.
두 아이와 함께 온 주부 김선애(42) 씨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우리 아이들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고의 동메달’을 일궈낸 핸드볼 여자대표팀 선수들에게는 외국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됐다. 오영란(36·벽산건설) 선수는 “혼을 바쳐 경기를 했고, 금메달보다 더 값진 동메달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 지금 같은 관심을 계속 이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오후 6시 20분경 해단식이 끝나고 선수들이 퍼레이드를 준비하자 세종문화회관 주변은 다시 한 번 술렁거렸다.
“대한민국 파이팅!”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2000여 명의 시민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이어진 선수들의 퍼레이드를 함께했다.
오후 7시, 퍼레이드를 마친 선수단이 ‘2008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 무대가 마련된 서울광장에 들어서자 모여 있던 2만여 명의 시민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톡톡 튀는 말솜씨와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국민들께서 경기를 많이 보고 계시다는 말에 힘을 얻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남현희(27·서울시청) 선수는 김재범(23·마사회) 선수와 듀엣곡을 선보였다.
배드민턴의 이용대(20·삼성전기) 선수는 윙크 세리머니에 대해 “사생활에서 나왔던 윙크”라며 즉석에서 노래와 윙크를 선보여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