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뒤풀이… 갈라졌던 서울광장 다시 하나로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그대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2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올림픽 선수단 환영식이 열렸다. 시민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홍진환  기자
“그대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2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올림픽 선수단 환영식이 열렸다. 시민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홍진환 기자
영웅들이 돌아왔다… 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17일 동안 환희와 감동을 전해준 영광의 얼굴들이 돌아왔다. 25일 오후 귀국한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해단식을 마친 뒤 태극기를 든 박태환 선수와 장미란 선수를 필두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향해 퍼레이드를 벌였다. 시민 2만여 명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자랑스러운 선수단을 환영했다. 전영한 기자
영웅들이 돌아왔다… 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17일 동안 환희와 감동을 전해준 영광의 얼굴들이 돌아왔다. 25일 오후 귀국한 베이징 올림픽 선수단이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해단식을 마친 뒤 태극기를 든 박태환 선수와 장미란 선수를 필두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향해 퍼레이드를 벌였다. 시민 2만여 명이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자랑스러운 선수단을 환영했다. 전영한 기자
■ 빗줄기속 시민 2만여명 올림픽선수단 환영

올림픽 승전보, 국민에게 메달 그 이상의 가치

피로감에 젖은 사회에 희망-자신감 되찾아줘

“광장의 열기를 국민적 에너지로 승화시키야”

그들이 돌아왔다.

17일간 전 국민을 울고 웃게 한 감동의 주역,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떨친 영웅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국 선수단이 25일 오후 6시 20분경 서울 세종로사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역도 장미란 선수와 수영 박태환 선수가 태극기를 치켜들고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풍당당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다른 영광의 얼굴들도 줄지어 행진에 동참했다.

대형 태극기가 휘날리고 풍악소리가 하늘에 닿을 듯 울려 퍼졌다.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까지 이어진 이들의 승전 행렬은 광화문 일대를 환하게 밝혔다. 시민들은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한때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지만 2만여 명의 환영 인파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했다.

자녀의 손을 꼭 잡은 부모들, 근무를 마치고 서둘러 광장으로 나온 직장인들, 다정한 모습의 젊은 연인들, 삼삼오오 달려온 학생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든 채 다른 한 손엔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들고 연방 셔터를 누르며 자랑스러운 얼굴들을 가슴속에 담았다.

선수단의 행렬을 지켜본 시민들은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을 둘러보며 환희와 함께 안도감을 내비쳤다.

서울광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의 분열이 시작됐던 곳.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시작된 5월부터 올림픽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이곳엔 연인원 57만여 명의 시위대가 매일같이 반목을 되풀이했다.

올림픽은 그 갈등과 반목의 치유제였다. 올림픽이 시작되면서 투쟁의 장이었던 광장은 거리응원이 울리는 화합의 장으로 변모했다. 이날 열린 환영 국민대축제는 그간 우리 사회에 드리웠던 반목과 갈등을 말끔히 씻어내는 자리가 된 것이다.

지난 석 달 동안 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청계광장 역시 올림픽 기간에 하루 평균 1만여 명의 시민이 몰려 응원의 함성과 붉은 물결로 물들여지면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선수단 행렬이 서울광장에 이르자 ‘대한민국 5000만 모두가 금메달리스트입니다’라고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올림픽 선수단의 선전은 물론 국민의 화합을 축하하는 메시지였다.


▲ 영상 취재 : 영종도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신원건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박영대 기자

국민적 화합 분위기는 서울광장 축제 현장에서 그대로 이어졌다.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에 다시 울려 퍼진 하나 된 구호가 그 방증이었다. 2만여 명의 시민은 오후 8시 반까지 계속된 축제를 한마음으로 축하하고 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쳤다. 계층과 나이 성별을 뛰어넘어 모든 이가 하나가 됐다.

양궁의 박경모와 박성현 선수가 연인 사이임을 공식적으로 고백하자 서울광장에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젊은 연인들은 물론이고 환영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그들의 싱그러움과 자신만만함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하나가 됐다.

이날 서울광장을 찾은 대학생 김동주(23) 씨는 “그동안 계속된 시위로 국민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올림픽을 계기로 함께 기뻐하며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이 열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올림픽 영웅들의 승전보는 스포츠 분야의 성과 그 이상의 의미를 국민에게 안겨줬다. 덕분에 우리 사회는 희망과 자신감을 되찾았다. 정치 사회적으로 피로감에 젖어 있던 국민이 역동적 에너지를 새로 얻은 것이다.

서강대 사회학과 전상진 교수는 “올림픽을 통해 얻은 에너지를 실제 국가 운영에 접목시킬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 몫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올림픽 에너지를 어떻게 사회 전반에 불어넣느냐 하는 점이다. 올림픽을 통해 되찾은 열기를 국민적 에너지로 승화해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분열됐던 사회 분위기가 일신되고 국제적으로 국가 브랜드 상승이라는 열매도 거둬 긍정적인 경제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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