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영웅들 합류 4강진출 총력전 채비
하나로 똘똘 뭉쳐 9전 전승의 놀라운 성적으로 세계를 평정한 올림픽 야구 전사들이 26일부터는 다시 ‘프레너미(frenemy)’가 돼 국내 프로야구의 4강 경쟁에 뛰어든다.
프레너미는 친구의 ‘프렌드(friend)’와 적을 뜻하는 ‘에너미(enemy)’의 합성어로 친구이자 적이라는 의미. 올림픽 메달을 위해 한몸처럼 움직였던 어제의 동지이지만 이제 그들은 서로가 적이다.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4위 롯데는 3명, 5위 삼성은 4명, 6위 KIA는 3명의 올림픽 전사가 복귀했다.
삼성에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롯데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3개의 홈런을 때리며 상승세를 탄 ‘빅보이’ 이대호와 예선 때 중국과 쿠바전에 선발로 나가 호투한 송승준이 복귀해 4위 굳히기에 나선다.
전반기 막판 10경기에서 9승 1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삼성은 오승환이 중국, 쿠바와의 예선 때 마무리로 나가 5타자를 무안타로 잘 막았지만 포수 진갑용이 허벅지 부상을 당한 것이 부담이다.
삼성에 2경기 차로 뒤져 있는 KIA는 올림픽에서 2승 1세이브를 올리며 호투한 윤석민과 20타수 9안타 타율 0.450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물오른 타격감각을 자랑한 이용규가 나서 4위 경쟁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 반면 마무리 한기주가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것이 걱정이다.
승차 없이 2, 3위를 기록 중인 두산과 한화의 2위 다툼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올림픽에서 빠른 발로 상대 수비의 넋을 빼놓은 이종욱 고영민과 일본전 대타 결승타의 주인공 김현수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화는 결승전에서 쿠바 타선을 8과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호투로 메이저리그급 투수라는 평가를 받은 류현진의 어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예선과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쓰러뜨리며 ‘일본 킬러’로 등극한 SK 김광현(11승·2위)과 윤석민(12승·1위), 류현진(10승·3위)이 벌이는 다승왕 경쟁도 지켜볼 만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