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올림픽 금메달 커플’이 탄생한다.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경모(32·인천 계양구청)와 박성현(25·전북도청)이 결혼 계획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경모는 25일 한국 대표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성현과)사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결혼은 둘 만의 문제가 아니며 부모님과 상의하고 하반기 경기 일정을 봐서 날짜를 잡겠다”고 밝혔다. 박경모와 나란히 앉아 애정을 과시한 박성현은 그러나 박경모가 결혼 이야기를 꺼냈을 때 다소곳이 앉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후배 이상의 감정을 느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사랑을 가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녀 대표팀에서 각각 주장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은 양궁 금메달 전통을 깨지 않기 위해 연애 사실을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 왔다.
각각 소속팀 사람들은 물론이고 동료와 코칭스태프 조차도 이 둘이 사귄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경모의 아버지 박하용씨가 6월 초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에 두 사람은 양가 인사까지 마쳤다.
박경모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베이징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아테네올림픽 개인·단체를 석권했던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이 딴 올림픽 금메달은 무려 다섯 개. 박경모와 박성현은 개인전 결승에서 나란히 1점차로 은메달에 머문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날 이원희-김미현, 유도-골프 커플이 결혼식 날짜를 공개한 가운데 그동안 스포츠스타 출신 커플로는 한희원(골프)-손혁(야구), 이재우(야구)-이영주(배구) 등이 있었다. 김병주-김미정, 김동문-나경민 커플은 각각 유도와 배드민턴을 하다 사랑 꽃을 피우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