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쉬움은 내일의 보다 큰 열매가 되리라.’
베이징올림픽이 막을 내린 가운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또 다른 감동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있다. 비록 베이징에선 정상에 서지 못했지만 4년 후 런던대회의 주인공이 유력한, 그야말로 ‘미래의 금메달’ 선수들.
베이징서 은메달을 딴 여자 역도 53kg급 윤진희(22)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 목표가 생겼다.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무릎 부상이란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성적을 낸 그녀는 기량 성장 속도가 남달라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역도에 또 다른 금메달을 안길 기대주로 꼽힌다.
왕기춘(20·73kg급)과 김재범(23·81kg급)은 런던올림픽은 물론이고 당분간 한국 유도를 이끌어갈 쌍두마치로 꼽힌다. 이원희를 제치고 대표로 뽑힌 왕기춘은 갈비뼈 부상을 안고 결승전에서 석패했지만 스무살이라는 젊은 나이와 타고난 힘을 갖고 있어 앞으로 세심한 기술만 보완한다면 세계무대 평정이 멀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급을 올린 지 1년 만에 은메달을 따낸 김재범도 4년 후를 기대하고 있다. 체력과 힘을 더 키운다면 다른 경쟁자들을 쉽게 따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자 유도에서 유일하게 메달을 딴 정경미(23·78kg급) 역시 런던올림픽 금메달 기대주다.
남자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딴 유원철(24)도 런던올림픽을 기약하고 있다. 선배 양태영에게 가려 그동안 빛을 발하지 못했던 그는 이번 대회 깜짝 은메달을 따내며 런던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활짝 열어 제쳤다. 올림픽에 앞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다. 다음에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4년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드림 투 런던(Dream to London)’을 꿈꾸는 또 다른 이들도 있다. 바로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남여 최고 스타인 수영 박태환(19)과 역도 장미란(25).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4년 후 런던대회에서는 두 종목에 1500m까지 보태 3관왕을 정조준한다. 그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성실성이 계속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기록으로 분출된다면 이는 단순히 꿈이 아니라는 평가다.
이번 대회 세계신기록 5개를 기록하며 75kg이상급에서 우승한 여자 헤라클레스 장미란 역시 다음 올림픽까지 바벨을 놓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박태환 장미란처럼 젊은 나이에 정상에 선 해외 슈퍼스타들도 다음 대회 또 다른 영광에 도전한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8관왕을 위업을 달성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23)와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를 우선 꼽을 수 있다.
특히 볼트는 폭발적인 탄력으로 앞으로 새 기록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자 육상 장거리에서 올림픽 사상 28년 만에 2관왕을 차지했던 에티오피아 ‘철녀’ 티루네시 디바바(23)와 이번 대회 3관왕을 차지했던 ‘인어’ 스테파니 라이스(20·호주) 등도 외신들이 전망하는 4년 후 더 빛이 날 진주들이다.
런던을 향한 이들의 새로운 도전이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아니면 한 때의 추억으로 베이징 금메달이 묻힐지 4년 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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