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가르시아, 툭 치면 홈런…툭 대면 안타

  • 입력 2008년 8월 27일 08시 39분


한화전 1회 스리런 4회 솔로포 9회 적시타, 홈런 공동1위 타점은 선두

26일 대전구장. 경기 전 주인공은 단연 베이징올림픽 영광의 얼굴들이었다. 긴박한 순위 싸움도, 롯데 손민한 대 한화 정민철의 후반기 첫 선발 맞대결도 올림픽 열기에 묻혔다. 롯데 가르시아 대 한화 클락의 최고용병 대결도 소외받긴 매한가지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가르시아가 필드를 지배했다. 5번 타순에 포진한 가르시아는 1회 2사 1,2루에서 시속 132km 체인지업을 끌어당겨 선제 우월 3점포(비거리 120m)를 터뜨렸다. 클락이 3회 2사 1,2루에서 똑같이 3점 홈런으로 응수하자 가르시아는 4회 다시 폭발했다. 이번엔 정민철의 투심패스트볼(132km)을 밀어 쳐 좌측 펜스를 살짝 넘겼다. 4-4 동점을 만드는 영양가 만점 홈런이자 시즌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2홈런-6타점을 쓸어담은 가르시아는 홈런-타점 1위로 치고 나갔다. 26홈런으로 한화 김태균과 공동 1위이고, 타점(87점)은 단독 선두다.

묘하게도 프로야구는 2002시즌 이후 2004년 한 시즌을 제외하고 작년까지 홈런-타점왕이 동일했다. 또 용병의 홈런-타점 석권 사례는 1998년 타이론 우즈(전 두산·현 주니치), 2005년 래리 서튼(전 현대) 이후 가르시아가 역대 3번째 도전이다.

가르시아가 포문을 열자 롯데는 5회 3번 조성환의 결승 2점 홈런으로 정민철을 무너뜨렸다. 8회엔 ‘베이징의 히어로’ 4번 이대호가 마정길 상대로 쐐기 2점 홈런을 보탰다. 이대호-가르시아는 9회에도 3타점을 합작했다.

26일 한화전 승리는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에게 단순한 1승 이상의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당초 선발 매클레리의 대체 용병으로 타자를 뽑는다는 방침을 바꿔 마무리 데이빗 코르테스 영입을 확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가르시아와 같은 멕시코 출신인 코르테스는 28일 한화전부터 실전 대기할 예정이다.

로이스터는 경기 전 “2위까지 넘보고 있다”고 속내를 밝혔는데 2위 그룹인 두산-한화에 3경기차로 접근하게 됐다. 정수근의 이탈, 새 용병타자 영입이 백지화된 형국에서 조성환-이대호-가르시아 의존도는 더욱 커졌지만 로이스터의 ‘도박’은 일단 경쾌한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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