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본 킬러’로 탄생한 SK 에이스 김광현(20)은 26일 청와대 오찬을 마치고 문학구장에 도착한 뒤 예상대로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베이징올림픽에서 2차례 일본전에 모두 선발등판, 씩씩하게 볼을 뿌려 한국의 전승우승에 결정적 수훈을 세웠기 때문이다.
우승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을 법했지만 ‘괴물’이라는 별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김광현은 다부지게 베이징올림픽을 복기하고는 어느 새 새로운 포부까지 척척 써내려갔다.
김광현은 가장 까다로웠던 일본 타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슴없이 “아오키가 어려웠다. 다른 일본 타자들은 실투라도 쳐내는 확률이 절반 정도였다면 아오키는 100% 안타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김광현은 이어 “베이징에 가기 전에는 우승이 목표였다”며 자신의 핸드폰 배경화면에 직접 입력한 ‘북경올림픽 우승’이라는 문구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아울러 “개인 타이틀 욕심은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코나미컵 우승을 새로운 목표로 삼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는 “핸드폰에도 ‘한국시리즈 2승’이라고 새롭게 입력하겠다”고 늠름하게 말했다. 마치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핸드폰에 ‘한국시리즈 1승’이라는 문구를 집어넣은 뒤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이번에도 강한 자기체면(암시)을 거는 모습이었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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