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의 국가대표팀이 9월 10일 열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 북한전을 앞두고 박지성(27·맨유)을 차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박지성을 선수보호 차원에서 차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돼 시즌 첫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박지성이 9월 열리는 A매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 부상 재발을 우려한 맨유의 반대
허 감독이 박지성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맨유 구단의 차출 반대 때문이다. 맨유는 최근 오른쪽 무릎 부상 후유증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박지성에게 구두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지성은 최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합류가 어려울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 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맨유 구단으로부터 정식 공문을 받은 것은 없지만 맨유가 대표팀 차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박)지성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왔다. 허 감독이 고심 끝에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명분 없는 맨유, 박지성 통해 대표팀 설득
맨유가 정식 공문을 보내지 않고 박지성을 통해 코칭스태프에게 의견을 전달한 이유는 차출을 거부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북한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정식 A매치 이기 때문이다. 선수의 부상 등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각 클럽은 대표팀에 합류시켜야 한다. 박지성은 부상에서 거의 완쾌된 단계에 이르러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을 마땅한 이유가 없다. 그러나 맨유는 박지성이 A매치에서 부상을 입을 경우 큰 손실이 우려돼 대표팀 차출을 반대하고 있다. 맨유는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주전들의 부상으로 힘겨운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박지성의 대표팀 합류를 거부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에 나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