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부터 다소 복잡해 일반인들이 가까이 하기 어렵다. 점수만 해도 여러 가지가 있다. 터치다운과 비슷한 ‘트라이’를 할 때 5점이 주어지고 보너스 킥을 하면 2점이 추가된다. 또 페널티킥은 3점이다. 전진 패스는 허용되지 않지만 땅에 바운드돼 튕기는 볼을 차서 전진시키는 드로킥은 인정된다. 헷갈릴 수밖에 없다. 선수별로 각자 포지션이 주어지나 크게 포워드와 백스(Backs)로 구분된다. 15명 일반 경기는 각 포지션 8명, 7명으로 나뉜다.
자주 노출이 이뤄져야 거리감을 좁힐 수 있으나 그나마 접할 기회마저 적어 ‘비인기’ ‘배고픈’이란 달갑잖은 수식이 끊임없이 따라붙는다. 어떤 대회가 있고, 어디서 열리지도 모르는 판에 TV 중계는 꿈도 꾸지 못한다. 그나마 타 종목들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 느낀다는 ‘반짝 인기’마저 럭비에겐 존재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최고 진학률을 자랑하는 럭비 명문 양정고교 선수들도 이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한 3학년 학생은 “럭비가 인생의 전부라는 자부심은 잃고 싶지 않은데 때론 인기 종목인 야구나 축구를 하지 않은 게 불안하긴 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럭비협회에 등록된 국내 실업팀은 한국전력과 삼성SDI를 포함해 고작 5개에 불과하다. 그 중 한 팀은 국군체육부대이다. 럭비부를 보유한 대학팀이 12개교란 점을 감안할 때 실업 입단은 그야말로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는 격’이다. 나머지는 실업자가 되거나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수많은 유망주들이 일찌감치 럭비를 포기하는 결정적 이유이다.
임한수 양정고 코치는 “어려운 여건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하려는 후배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이들이 꿈을 잃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만 마련됐으면 한다”는 작은 소망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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