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복귀했을 때 가장 걱정이 서포터스와의 관계였다. 하지만 어려운 경기에서 골을 넣어 정말 만족스럽다.”
그래서였을까. 수원의 승리가 확정된 후 이천수(27·수원)는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손뼉을 치며 화답, 빅버드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골대 뒤편을 가득 메운 수원팬들 역시 한때 ‘주적’이었던 이천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아무리 ‘말’ 많고 ‘탈’ 많은 선수지만 스타는 스타였다. 이천수는 27일 인천과의 컵 대회 8라운드에서 후반 37분, 백지훈의 패스가 박현범 허벅지에 맞고 흐르자 이를 재빨리 낚아챈 뒤 골키퍼 반대편으로 살짝 방향을 바꿔놓아 상대 그물을 흔들었다.
후반 24분, 하태균과 교체 투입된 지 13분 만에 터진 결승골이자 복귀 후 2번째 경기만에 넣은 천금같은 복귀골이었다. 사실 이천수가 20일 FA컵 16강전에 이어 이날도 투입된 것은 다소 의외. 이천수는 5월말 오른 발목 뼛조각 제거와 인대강화 수술을 동시에 받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소 4개월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
차범근 수원 감독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천수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이천수는 한 번 불 붙으면 누구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분위기를 타는 스타일이다. 정규리그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차 감독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 또한 수원의 리그와 컵 대회 2관왕 행보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수원=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관련기사]수원 차범근 감독 “이천수, 역시 멀티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