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기술은 완벽했다? N0!

  • 입력 2008년 8월 30일 08시 44분


무릎부상 탓 역기 좌로 기울어 “균형 보완땐 용상 200kg 가능”

장미란(25·고양시청)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능성은 무한하다.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75kg)에서 인상140kg, 용상186kg, 합계326kg으로 3개의 세계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올림픽에서 보여준 장미란의 기술은 85-90% 수준”이라고 했다.

16일 베이징항공항천대학 체육관. 장미란은 인상1차시기(130kg)부터 오른발이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3차시기(140kg)에서는 조금 더 심하게 역기가 왼쪽으로 기울었다. 용상에서도 1·2·3차시기 모두 클린(역기를 쇄골까지 올리는 동작)동작 시 오른발이 뒤쪽으로 약간 틀어졌다.

오승우(50)감독과 문 박사는 2006년 말 장미란이 인상 시 오른발이 뒤로 빠지고, 왼팔이 기울어지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기록의 문제는 물론이고, 부상의 위험까지 있었다. 6개월간 중량훈련은 정지. 가벼운 중량으로 밸런스를 잡는 것에만 집중했다.

장미란은 중학교 때 교통사고로 오른 무릎을 다쳤다. 오른쪽 하체 힘이 떨어지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해 오른쪽 상체근육을 많이 썼다. 자연히 몸은 오른쪽 뒤편으로 빠졌고, 역기는 상대적으로 힘이 떨어지는 왼쪽으로 기울었다.

우선 하체근력 보완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왼쪽 상체근육을 단련시켰다. 근력의 균형은 완벽해졌다. 이론적으로는 좌우불균형이 완전히 해소돼야 했지만 ‘습관’의 문제가 남았다. ‘인지훈련’에 돌입했다.

역기를 드는 순간, 일부러 오른발 뒤꿈치를 드는 동작을 막았다. 양 발이 땅에 붙어있었기 때문에 한 쪽 발이 뒤로 빠질 염려가 없었다. 10년 넘게 몸에 밴 습관은 서서히 바뀌었다.

금메달을 딴 후 모두들 “장미란이 완벽했다”고 찬사를 보냈지만 문 박사와 오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문제점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는 것. 문 박사는 “장미란이 버티는 동작에서 비효율적인 힘을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보통 역기는 하체의 힘으로 들어올린 후 상체의 힘으로 버틴다. 하체 힘이 타고난 장미란에게 들어올리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문 박사는 “200kg 가까운 중량도 버티기 전까지의 동작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틀어진 자세 때문에 역기를 버티는 데 최소 필요치 이상의 힘을 소모한다. 그래서 장미란의 ‘균형 잡기’는 진행형이다.

역도대표팀은 9월1일 태릉선수촌에 소집, 전국체전을 준비한다. 오 감독은 “인간한계가 어디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술적인 부분만 보완하면 장미란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했다. 문 박사는 “밸런스를 잡고, 버티기 동작을 위해 상체근력을 보완한다면 꿈의 기록인 용상 200kg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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