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처음 미국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타자가 마운드에는 왜 서냐’는 말을 듣고 타자 전향 조치를 알았다. 가장 아래인 루키리그부터 시작해 방망이 담금질에 나선 그는 소속팀이 바뀌고 10번이 넘게 이사를 다니는 밑바닥 생활을 견뎠다.
‘추추 트레인’ 추신수(26·클리블랜드)가 연일 홈런 쇼를 펼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추신수는 1일 시애틀과의 홈경기에서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전날 9회 동점 홈런을 터뜨렸던 추신수는 이날도 0-1로 뒤진 2회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추신수의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최근 10경기에서 36타수 12안타(타율 0.333)를 쳤고 홈런을 5개나 터뜨렸다. 에릭 웨지 감독은 “추신수는 완벽한 선수가 될 자질이 보인다”며 치켜세웠다.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6월부터 경기에 나선 추신수는 시즌 타율 0.276에 9홈런, 4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추신수는 2004년 최희섭(현 KIA)이 플로리다와 LA다저스에서 총 126경기를 뛰며 기록한 타율 0.251에 15홈런, 46타점의 기록을 올 시즌 뛰어넘을 태세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추신수는 외삼촌인 박정태(롯데 2군 타격코치)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유년 시절 사직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평소 “메이저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목표”라고 당당히 밝혔던 ‘부산 갈매기’ 추신수가 미국 야구 가장 높은 곳에서 날개를 펼칠지 기대된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