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로이스터 매직’의 실체는 무엇일까. 여러 갈래 분석이 가능한데 롯데 구단 관계자들은 ‘아로요 매직’에 주목하고 있다.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의 숨은 공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 승리를 부르는 선발투수진의 호투
롯데가 베이징올림픽을 사이에 끼고 7월 27일 사직 한화전부터 8월 31일 사직 삼성전까지 10연승을 거두는 동안의 투수운용을 살펴보면 아로요 코치의 기여도를 짐작할 수 있다. 3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발투수가 승리를 기록했다.
선발 7승도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욱 경이롭다. 8월 29일 이용훈을 제외하곤 모조리 7이닝 이상씩을 던졌고, 장원준의 완투승이 한차례 포함돼 있다. 로테이션 후순위인 4-5선발까지 승을 챙겼다. ‘투수놀음’이라는 야구의 속성을 고려하면 손민한-장원준-송승준-이용훈-조정훈의 이같은 호투야말로 질적인 면에서 연승의 디딤돌이 됐다고 볼 수 있다.
● 무엇이 달라졌나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한국 땅을 밟은 아로요 코치는 ‘롯데 개혁’의 실행자였다. 그의 손 끝을 거쳐 올해 눈부시게 성장한 투수로는 송승준과 장원준을 꼽을 수 있다. 이상구 단장을 비롯한 롯데 프런트는 “아로요 코치가 투수 관리를 잘 한다”고 칭찬한다.
투수의 심리를 꿰뚫고 ‘강한 남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로요 코치는 “원래 있던 가능성을 끌어낸 것밖에 없다”고 대답한다.
‘원래 있던 가능성’은 무엇일까. 아로요 코치는 “한국 투수들의 수준에 깜짝 놀랐다. 올림픽은 한국 투수의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는 다만 상황대처능력과 위기관리능력을 키워줬을 뿐이다.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공격적 투구를 주문했다”고 회고한다.
즉, 기본적으로 좋은 볼을 던질 줄 아는 능력을 지닌 한국 투수들에게 타자와의 승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체득시켰다는 얘기다.
아로요 코치는 “송승준과 장원준도 올해는 볼을 낮게 던지면서 효율적인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화보]‘가을에 야구하자’부산갈매기 열광적인 응원 모습
[화보]‘롯데의 날’ 팀 창단 후 첫 10연승 고지 점령
[화보]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 축하 리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