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90km 안돼도 맞혀 잡는 건 자신”

  • 입력 2008년 9월 4일 03시 00분


여자야구월드컵 혼자 2승 대표팀 에이스 김수진

한국 여자야구가 사상 처음 구성한 국가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리는 제3회 여자야구월드컵 출전을 위해 지난달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을 때 TV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준결승이 한창이었다.

남자 야구대표팀이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오르는 것을 보고 선수들은 마냥 부러워했다. 종목도 같고 유니폼의 ‘KOREA’ 마크도 똑같지만 여자야구는 올림픽과 아시아경기에서 정식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여자대표팀은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홍콩(15-5)과 인도(9-7)를 꺾고 2승을 거두며 한국 여자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은 조 예선과 순위 결정전 등 5경기를 치러 8개팀 중 6위(2승 3패)를 마크했다.

그 2승의 승리투수는 모두 김수진(30·울타리 플라워즈)이었다.

류현진(한화) 김광현(SK) 같은 ‘에이스’라고 치켜세우자 김수진은 웃었다.

“무슨 에이스예요. 최고 구속이 시속 80km 후반밖에 안 나오는데요. 그래도 맞혀 잡는 것은 자신 있어요.” 그는 빼어난 제구력으로 평균자책 3점대를 기록했다.

그는 “사실 겁을 많이 먹고 갔는데 실제로 붙어 보니 해볼 만하다. 물론 미국 일본과는 아직 실력차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연맹(한국여자야구연맹·WBAK)을 출범시킨 한국 여자야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현재 22개 클럽 팀이 운영 중이고 2개팀이 창단을 준비하는 등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인 여자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8세를 넘는다. 주말마다 야구부가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려 경기를 하는 게 전부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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