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쩐의 전쟁’ 맨체스터 WIN!…EPL 이적시장 마감

  • 입력 2008년 9월 4일 08시 59분


‘총성 없는 전쟁.’

마감시한(한국시간 2일 오전 8시) 직전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총성은 없지만 실탄은 넘쳐났다. 국제 컨설팅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무려 5억파운드(약 1조원)를 쏟아부었다. 지난해 여름 4억7000만파운드(약 9520억원)보다 3000만파운드 증가한 수치.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쓴 금액을 포함하면 프리미어리그는 올 한해 모두 6억7500만파운드(약 1조3672억원)를 이적료로 지불한 셈이다. 이 치열한 전쟁에서 어느 팀이 웃고 울었을까.

○ 맨체스터 연고 두 팀 막판에 웃다!

통상 슈퍼스타들의 이적은 마감시한 직전 확정되기 마련. 올해도 이 법칙은 어김없이 반복됐고, 맨체스터를 연고로 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가 각각 거물급 선수 1명씩을 영입했다.

맨유는 오매불망 바라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27)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맨유가 제시한 2200만파운드(약 440억원)의 이적료를 토트넘이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지역 라이벌 맨시티까지 3000만파운드(약600억)의 거액에 영입전에 뛰어드는 등 맨유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베르바토프는 최고 명문구단으로 오고 싶다는 자신의 뜻을 꺾지 않았고 결국 올드트래포드에 적을 두게 됐다. 세부적인 계약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에 따르면 4년 계약에 이적료는 3075만파운드(약 620억원) 수준. 맨유는 웨인 루니(23)와 카를로스 테베스(23)에 이은 막강 공격 옵션을 장착하게 됐다.

태국 총리 출신 구단주 탁신 친나왓 대신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투자그룹인 아부다비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뀐 맨시티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에 3250만파운드(약 660억원)를 주고 호비뉴(24)의 깜짝 이적을 성사시켰다. 막강 오일달러를 등에 업은 맨시티는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의 영입을 위해 1억3500만파운드(약 2735억원)를 준비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앞으로도 슈퍼스타 영입을 멈추지 않을 기세다.

○ 떠난 얼굴, 새로운 얼굴

프리미어리그를 떠난 선수 중 가장 눈에 띄는 스타는 역시 안드리 셉첸코(32)다. 첼시에서 뛰는 2년간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셉첸코는 결국 친정팀 이탈리아 AC밀란으로 복귀했다.

새로운 얼굴 중에서는 데쿠(31)와 파블류첸코(27)의 활약을 기대해볼만 하다. 스콜라리 첼시 감독의 부름을 받고 첼시로 둥지를 옮긴 데쿠는 개막 이후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2도움)를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베르바토프와 로비 킨(28·리버풀)을 모두 떠나보낸 토트넘은 유로2008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던 파블류첸코를 영입하며 한숨을 돌렸다. 토트넘은 파블류첸코 외에도 아르샤빈(27·제니트) 영입에도 무던히 애를 썼지만 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르샤빈은 내년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시 한번 프리미어리그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 준척급의 이동

월척까지는 아니어도 준척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내실을 다진 팀들도 있다. 박지성과 한솥밥을 먹었던 루이 사하(30)는 에버턴행이 확정됐고 선덜랜드행이 유력했던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르(31)는 아스널 유니폼을 입었다. 스콜라리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숀 라이트 필립스(27)는 결국 전 소속팀 맨시티로 귀환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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