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표·주영 새 집으로, 동국·천수 옛 집으로…한국 해외파 이적 현황

  • 입력 2008년 9월 4일 09시 03분


1년에 2차례씩 열리는 유럽축구 이적시장.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이 시기가 오면 전 세계 팬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팬들도 기대 반, 설렘 반의 심정으로 한국선수 관련 소식이 없는 지 촉각을 기울인다.

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1월 겨울시장보다는 시즌 종료와 다음 시즌 개막을 전후해 열리는 여름시장은 규모가 더욱 크기 때문에 훨씬 큰 기대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선수들이 이적설에 휩싸이는 것도 이 때가 더 많았다.

올 여름도 역시 뜨거웠다. 수많은 선수들의 ‘엑소더스’에 발맞춰 한국선수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부산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김두현(웨스트 브롬위치)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났거나 이적 루머에 휩싸였다.

토트넘 홋스퍼에서 3시즌간 활약한 이영표는 오랜 진통 끝에 독일 분데스리가 전통의 명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형광빛’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부침을 겪다 이번 시즌 초 연속출전으로 주가를 높이던 설기현(풀럼FC)은 ‘승격팀’ 헐시티 AFC의 필 브라운 감독의 러브콜을 받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도 “헐시티 영입 리스트에 설기현이 올랐던 게 맞다”고 밝혔다. K리그 FC서울에서 프랑스 르 샹피오나 AS모나코로 옮긴 박주영도 한때 EPL 위건 애슬레틱이 ‘한국 기업 스폰싱’을 위해 퍼뜨린 근거 없는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소식도 있는 법. 일부 선수들은 허탈감을 안겼다.

무작정 유럽에 잔류하는 게 항상 추천할 일은 아니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미들즈브러에서 방출돼 K리그 성남일화로 안착한 이동국이나 ‘부적응’으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에서 수원삼성으로 임대된 이천수의 모습은 씁쓸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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