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위원회-체육회 쪼개지나

  • 입력 2008년 9월 5일 03시 00분


정부 “엘리트-생활스포츠 나눠 체질 개선”

“갈등구조 다시 조장” 체육계 반발 거셀듯

체육계 구조 조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4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체육회의 분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 때 이 안건을 준비했다가 다른 안건이 많아 올리지는 않았지만 KOC와 체육회의 분리는 꼭 해결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팔을 걷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KOC와 체육회의 분리에 대한 갑론을박이 계속됐지만 정부가 본격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KOC와 체육회의 분리를 본격화하게 된 것은 베이징 올림픽 성과를 평가하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준비를 위해 어떤 체제로 가야 할지를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KOC는 엘리트 스포츠를 총괄하고 체육회는 국민 체육 진흥을 맡는 게 가장 효율적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정부의 분리안은 체육계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KOC를 체육회에서 분리한다면 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통합은 불가피하다. 두 단체 간 통합 주도권 싸움이 일어날 것이고 아무래도 인원 감축이 예상된다.

체육회는 KOC를 분리하는 것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조재기 체육회 사무총장은 “분리하면 갈등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1966년 방콕 아시아경기 때 KOC와 체육회가 벌인 갈등 때문에 합쳤는데 왜 다시 분리하느냐. 하나로 통합돼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이용식 체육과학연구원 박사는 “국내 현실을 고려하고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위해선 분리가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KOC는 스포츠 외교와 국제 경기력 강화에 매진하고 체육회는 국내 스포츠를 선진국형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한 조직에서 하다 보니 효율적인 업무 추진이 불가능했다는 것.

일본은 1991년 일본올림픽위원회(JOC)를 일본체육회에서 분리시켜 국가대표 선수 지원에 집중한 결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은 올림픽위원회(USOC)가 모든 것을 총괄한다. 프랑스와 독일도 통합된 구조이지만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주로 움직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