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쟁이’ 부회장님은 든든한 후원자

  • 입력 2008년 9월 9일 08시 54분


정진구 WBAK 부회장 ‘묵직한 힘’으로 숨은 뒷바라지

사상 첫 국제대회 출전과 첫 승리. 발걸음마다 새로 씌어지는 한국 여자야구의 역사는 지난해 3월 한국여자야구연맹(WBAK)이 출범하면서 비로소 생겨났다. 정진구(60) 부회장은 바로 그 WBAK의 행보에 묵직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주인공이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여의도 사무실 한 쪽에는 몇평 안되는 WBAK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절친한 친구인 이광환(60) 히어로즈 감독에게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이제는 그 어떤 일보다 애착을 갖고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성남고, 기업은행과 육군에서 선수로 활약했고, OB와 태평양을 거쳐 현대 이사까지 역임한 ‘야구쟁이’였기 때문이다.

월드컵 참가도 정 부회장이 있어 가능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지원금 3000만원은 8개 구단에 400만원씩만 내달라고 요청해 겨우 해결했고, 현대해상과 나이키에서는 각 1000만원의 후원금과 용품지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고도 모자라는 부분은 사비를 털었다. 최수정은 “선수들이 어디서든 기죽는 걸 싫어하셔서 유니폼부터 장비까지, 정말 완벽하게 갖춰주셨다”고 했다. 심지어 홍콩 선수들은 “한국팀 바람막이를 갖고 싶다”며 한밤중에 숙소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도리어 정 부회장은 “의욕에 넘치는 건 내가 아니라 선수들”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평소에도 WBAK는 선수들에게 귀중한 존재다. 곽대이는 “WBAK 덕분에 야구부가 있는 학교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안전망도 있고, 가끔 감독님들께 지도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출범 당시에는 16개 팀이 소속돼 있었는데, 1년 6개월 사이에 22팀으로 늘었다. 또 현재 2팀이 창단을 준비 중이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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