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방문객 10여명으로 뚝… 새 선수맞이 보수공사 한창

  • 입력 2008년 9월 11일 02시 58분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태릉선수촌은 ‘휴업’ 상태다. 역도 등 5개 종목 60여 명의 선수만이 선수촌을 지키고 있다. 역도훈련장은 마침 훈련이 없는 날이어서 선수촌은 적막감이 더했다. 베이징 올림픽 플래카드가 그대로 걸려 있다. 김동욱 기자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뒤 태릉선수촌은 ‘휴업’ 상태다. 역도 등 5개 종목 60여 명의 선수만이 선수촌을 지키고 있다. 역도훈련장은 마침 훈련이 없는 날이어서 선수촌은 적막감이 더했다. 베이징 올림픽 플래카드가 그대로 걸려 있다. 김동욱 기자
■ 태릉선수촌 가 보니

국내 최대의 ‘금광’이 잠시 휴업 중이다.

서울 노원구 화랑로 729에 위치한 태릉선수촌은 1966년 6월 30일 문을 연 이후 수많은 금맥을 캐 왔다. 지난달 끝난 베이징 올림픽에선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수확했다.

불과 두 달 전만 하더라도 선수촌에서 20여 개 종목 260여 명의 선수가 땀을 흘렸다. 9일 현재 선수촌에는 육상, 볼링, 여자 기계체조, 역도, 쇼트트랙 등 5개 종목 65명의 선수만 훈련을 하고 있다.

1000여 명의 선수를 수용할 수 있는 선수촌은 적막하기까지 하다.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언론과 관계자들의 발길이 뜸해진 것도 선수촌의 적막감을 더한다.

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을 앞두고 하루 100여 명이 선수촌을 찾아왔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하루 10여 명만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선수촌 안에는 선수들의 기합과 구호 대신에 가을이 찾아오는 바람소리만이 들린다.

선수촌 곳곳에는 아직 베이징 올림픽 관련 현수막과 입간판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저녁까지 훈련하던 체력단련장(월계관)은 불이 꺼져 있다.

선수촌은 올림픽이 끝난 뒤의 비성수기를 맞이해 곳곳에 개보수 공사가 한창이다. 남아 있는 선수들도 2인 1실의 숙소를 홀로 쓰는 등 나름대로 한산함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350여 실의 숙소(올림픽 집, 영광의 집)는 선수들이 묵는 방과 짐을 놔두는 방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어 있다. 그 대신 숙소 앞은 택배회사 차량들로 성황이다.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하는 선수들은 정든 선수촌을 떠나 짐을 싸야 하기 때문이다. 떠난 선수들의 자리는 새로운 금메달 유망주들이 채우게 된다.

올림픽을 앞두고 몇 달 전에 입촌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 선수들은 항상 선수촌 생활을 한다. 추석이 지나면 펜싱, 유도, 수영, 사격, 복싱 종목 등에서 많은 선수가 속속 입촌할 예정이다. 태릉선수촌의 금맥 캐기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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