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채운 121만명…‘아직도 배고프다’

  • 입력 2008년 9월 11일 09시 45분


롯데, 올 시즌 홈 57경기서 누적관중수 121만8083명

그야말로 ‘롯창순(롯데 창단 이래 최고의 순간)’이다. 8년 만의 4강 진출을 눈앞에 둔 롯데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롯데는 10일 히어로즈 전이 열린 사직구장에 총 1만4224명의 관중을 동원하면서 올 시즌 홈 57경기 총 관중 121만8083명을 기록했다. 16년 만에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기록(120만9632명·1992년)을 갈아치운 경사다.

불과 11일 전 구단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을 다시 썼던 롯데. 앞으로 늘어나는 관중 수는 그대로 구단의 새로운 역사가 된다.

그래도 제리 로이스터(56·사진) 감독의 욕심에는 끝이 없었다. 그는 10일 사직 히어로즈 전에 앞서 이 소식을 듣자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인사치레를 했다. 하지만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던 예전과는 달랐다.

이유는 따로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솔직히 말하면, 어제(9일) 무척 실망했다”고 했다. 관중이 고작(?) 1만1649명에 그친 게 이유였다.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의 4강 진출을 미리 확신한 팬들이 흥미를 잃은 탓이라고 분석하는 듯 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게 아니다. 꾸준히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면서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까지 모두 ‘가족’ 아닌가. 이건 ‘집안일(Family thing)’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확실히 관중동원에 주춤한 기색이다. 8일까지 롯데 한 시즌 평균 관중은 2만1289명. 그런데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1만4000명을 넘지 못했다.

비록 모두 평일에 열렸다고는 해도 실망스러운 수치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롯데는 후반기 들어 13승1패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니 구단 관계자들도 ‘흥미 반감’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외야석의 파란 의자가 안 보일 정도로 팬들이 많이 와줬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바람도 그래서 나왔다.

아직 기록은 하나 더 남았다. 남은 6번의 홈경기에서 4만6679명만 더 동원하면 1995년 LG가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126만4762명)까지 넘어서게 된다. 로이스터 감독은 “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2위로 시즌을 마치는 기쁨을 팬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부산의 야구열기를 시즌 초반처럼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사직|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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