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은 이랬다. ‘다카하시 방망이’를 롯데에 들여온 건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던 이대호. 당시 룸메이트였던 요미우리 이승엽이 후배에게 기념 삼아 선물한 것이다. 이대호는 베이징에 함께 가지 못한 팀 동료 박기혁에게 이 배트를 건넸고, 길이 33인치에 무게 940g짜리 방망이를 쓰기엔 벅찼던 박기혁은 라커룸에 소중하게 보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방망이가 조성환의 눈에 띄면서 승강이가 시작됐다. 조성환이 방망이를 가져가면, 다시 박기혁이 자신의 라커룸으로 옮겨놓는 식이었다. 조성환의 회유와 선물에 박기혁이 두 손을 들면서 일단락됐다.
정작 조성환도 경기 중에 ‘다카하시 방망이’를 사용하지는 못한다. 평소 쓰는 배트보다 60g이 무겁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격훈련 용으로는 이만한 방망이가 없다. 조성환은 ‘후배들 물건을 너무 빼앗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 이렇게 항변했다.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박)기혁이에게는 충분히 보답을 해줬다니까요.”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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