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약한 공격력을 어찌할꼬….’
한국축구대표팀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의 졸전에 이어 성인대표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까지 한국 축구의 공격력 부재는 고질적이다. 팬들의 관심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10일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은 ‘허정무호’와 한국 축구의 한계를 극명히 드러냈다.
그 이유는 남북 대결이 올해로 벌써 4번째라는 사실이고, 4번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4경기에서 한국은 단 2골을 넣었다.
한국대표팀은 이번 북한과의 1차전을 앞두고 소집된 이후 줄곧 측면 공격 훈련에만 매달렸다. 이 훈련 말고는 경기 전날 비공개 훈련에서 프리킥 훈련을 한 게 전부. 측면 공격 훈련도 수비수 배치 없이 한 그야말로 연습용에 불과했다.
당연하게도 실전에서 측면 공격은 완전히 실패작이었다. 5-4-1 포메이션을 쓰는 북한은 수비 때 최전방 공격수인 정대세(가와사키) 한 명만 남고 모두 수비에 가담했다. 북한 진영에 촘촘하게 박혀 있는 수비수에게 압도된 한국 선수들은 측면을 치고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고 우왕좌왕했다. 간혹 북한의 공격을 중간에서 차단해도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해 좋은 기회를 번번이 무산시켰다.
선수 기용에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발탁한 김치우(FC 서울)는 원래 수비수인데 허 감독은 “공격에 능하고 몸 상태가 좋다”는 이유로 출전시켰다. 하지만 김치우는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잊고 자꾸만 밑으로 내려왔고 왼쪽 공격은 죽어버렸다.
이날 북한전 무승부에 대해 허 감독은 “원정경기에서 비긴 것이 비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자위했지만 실제로 많은 것을 잃었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보여주지 못해 축구 팬들의 실망감을 더욱 뿌리 깊게 했으며 모처럼 맞은 ‘세대교체’의 찬스도 놓쳤다. ‘허정무호’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당위성만 커졌다.
상하이=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