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3주 연속 정상에
너무 특별한 한가위 선물이었다. ‘필드의 슈퍼모델’ 서희경(22·하이트·사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11년 만에 3주 연속 우승을 이룬 뒤 추석인 14일 금의환향했다.
그는 13일 중국 상하이 빈하이골프장(파72)에서 끝난 빈하이오픈에서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컵을 안았다. 1996년 박세리와 1997년 김미현(KTF)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나온 3주 연속 우승이다. 묘하게도 당시 김미현과 올해 서희경의 두 번째, 세 번째 우승 날짜는 11년 세월을 두고 정확하게 일치한다. 국내 최강 신지애(하이마트)는 지난해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했으나 3주 연속은 아니었다.
서희경의 상승세에는 낙생고 시절 ‘삼총사’였던 정혜진 홍란의 도움도 컸다. 절친한 1년 후배 정혜진의 아버지가 경기과장으로 근무하던 클럽700골프장(현 블루헤런)을 인수한 하이트와 후원 계약을 하며 안정적인 훈련 환경을 마련한 서희경은 지난달 단짝 친구로 올 시즌 2승을 올린 홍란의 우승 재킷을 입어본 뒤 그 ‘우승 기운’이라도 물려받은 듯 3연승의 신바람을 내고 있다.
172cm의 키에 뛰어난 외모를 지닌 서희경은 시즌 상금 2위(3억4000만 원)를 굳게 지키며 선두 신지애(4억2000만 원)를 바짝 쫓았다. 드라이버의 헤드 스피드가 여자 선수 상위 10%에 해당되는 초당 43m(평균 비거리 260야드)에 이르며 차분한 성격에 정교한 쇼트 게임 능력까지 갖춘 게 장점.
서희경은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당초 목표였던 3승을 조기에 달성한 만큼 5승으로 눈높이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19일 BA비스타골프장에서 개막되는 SK에너지 인비테이셔널에서 사상 첫 4주 연속 우승을 노린다. 최근 2주 연속 일본투어 준우승을 한 신지애와 해외파 박인비 최나연(이상 SK텔레콤) 등이 출전해 우승 경쟁이 더욱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