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산실 스포츠과학硏 종합연구기관 확대 바람직”

  • 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0분


일부 기능분리론 ‘우려’

한국이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획득한 13개 금메달의 원동력엔 선수들의 땀방울도 있었지만 스포츠과학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장미란(역도)은 2003년부터 진행된 장기간의 스포츠 역학 프로그램, 박태환(수영)은 운동생리학에 기초한 훈련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만큼 현대 스포츠는 스포츠과학을 빼놓고는 존재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 모든 체육 관련 단체가 스포츠과학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했다. 그리고 문화부가 체육과학연구원의 인력을 대폭 늘릴 계획을 세우는 등 다양한 안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 체육과학연구원의 전문체육실(대표팀 지원팀)을 충청권에 형성되는 제2선수촌의 개장에 맞춰 선수촌 산하로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와 우려를 낳고 있다.

전문체육실을 빼면 연구원은 사실상 기능이 없어진다. 전문체육실은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운동역학과 운동생리학, 스포츠심리학 등을 연구하는 곳. 이번 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핵심부서이면서 이 부서를 빼면 연구원의 존재 가치도 없다.

무엇보다 전문 스포츠과학자들을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등 4년마다 열리는 대회에만 매달리게 해서는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스포츠 저변이 취약한 한국은 연구원이 국민체육 진흥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체육과학연구원이 대한체육회 산하에 있다가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로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전문가들은 분리보다는 연구원을 종합연구기관으로 확대 발전시켜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국민체육 진흥 프로그램도 함께 연구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날로 건강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대에 맞게 국민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입시의 뒷전으로 밀려난 학교체육의 발전책 연구 등도 연구원이 해야 할 일이란 얘기다.

오연풍 군산대(체육행정) 교수는 “연구원의 분리는 28년 연구 노하우의 상실과 체육종합연구기관의 소실로 체육계의 큰 손실이 될 것이다. 연구원은 자연과학적인 기본 연구와 함께 다양한 정책 개발, 엘리트 선수 지원, 국민체육 진흥 등을 종합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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