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전지훈련이라고 ‘훈련’만 하나

  • 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지난 주말 일본 도야마 현 뉴젠 시에는 때 아닌 한국 농구 바람이 불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가 이 지역을 연고로 한 일본 BJ리그 도야마 그라우지스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도야마는 3월 지진해일(쓰나미)이 불어 닥쳐 수많은 이재민이 생기고 1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기에 요즘도 곳곳에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자랜드는 피해자를 위한 자선경기를 갖고 이틀 동안 농구 클리닉을 열고 현지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한국의 프로농구 선수들이 직접 농구를 가르쳐 준다는 소식에 행사장에는 500명 가까이 몰려들어 열기가 뜨거웠다. 1만여 명에 이르는 재일교포 거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현지 TV 방송에서는 전자랜드의 활동 모습을 취재해 2분 동안 방영하기도 했다.

요즘 전자랜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남녀 프로농구단이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거나 이달 말 출국을 앞두고 있다. 시즌 개막에 앞서 현지 프로팀을 상대로 한 연습 경기로 실전 감각과 조직력을 끌어올릴 목적이다.

꽉 짜인 일정 속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늦도록 땀을 흘리다 보면 현지인 대상의 장외 행사나 훈련지 근처의 명승지 관람 등은 ‘그림의 떡’인 게 현실이다. 하루 종일 훈련에만 매달린다고 단번에 전력이 뛰어오르는 것이 아닌데도….

평소 국내에서 숙소와 체육관을 오가는 틀에 박힌 생활을 해야 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해외 전지훈련으로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경험도 쌓을 수 있다. 아울러 전자랜드의 사례처럼 한국의 농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최근 혐한증이 거세지고 있는 중국에 훈련 캠프를 차리는 구단에는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계기도 된다.

수천만 원이 들어가는 전지훈련을 통해 거둘 수 있는 효과가 크다면 그만큼 구단에도 이득이 되지 않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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