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메이저리그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치러진 시카고 컵스-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이 바로 그렇다. 원래 이 경기는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라이벌 4연전으로 휴스턴의 홈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크’의 영향으로 13, 14일(한국시간) 경기가 연기됐다.
그러자 메이저리그는 15일, 16일 중립지역인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2게임을 치르고, 나머지 2경기는 정규시즌이 끝난 후인 30일 휴스턴에서 더블헤더로 열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추후 속개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만약 휴스턴과 시카고 컵스가 160경기를 마치고도 플레이오프 당락에 영향을 받았을 때는 이 경기가 속개되지만 휴스턴이 와일드카드(지구우승은 어렵다)에서 탈락이 확정됐을 경우에는 2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 가끔 정규시즌 최종 전적이 총 162경기에 모자라는 경우가 바로 날씨로 연기된 게임을 치르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개인기록 때문에 정규시즌을 모두 치른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중립지역인 밀워키 밀러파크였다. 이곳은 시카고에서 145km 떨어진 인접지역이다.
경기 자체는 홈이 휴스턴인데 이점을 안은 것은 시카고였다. 관중의 절대 다수가 시카고 컵스 팬이었다. 휴스턴 팬들은 메이저리그 처사에 분노했다.
결과적으로 상승세의 휴스턴은 시카고에게 2경기 모두 덜미를 잡혔다. 15일 경기에서는 카를로스 삼브라노에게 0-5 노히트노런을 당했다. 16일 게임도 시카고 좌완 테드 릴리에게 7이닝 1안타로 봉쇄당하고 1-6으로 패했다. 이 경기 전까지 휴스턴은 3연승을 포함해 9승6패로 시카고에 시즌 전적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었다. 더구나 휴스턴은 8월28일 이후 8연승을 포함해 밀러파크에서 벌어진 경기 전까지 14승1패를 거두며 지난 시즌 ‘록토버’ 돌풍을 일으킨 콜로라도 로키스를 방불케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16일 현재 휴스턴은 컵스전 2연패로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 밀워키 브루어스에 2.5게임차 뒤져 있다.
휴스턴으로서는 태풍 탓에 와일드카드 선두로 나설 기회를 일단 놓쳤다. 잔여 시카고 컵스와의 2경기가 와일드카드 진출에 변수가 될지 매우 흥미롭다.
LA|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