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조범현 감독은 1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가을인데 날씨가 꽤 덥네”라며 하늘을 쳐다봤다. 그의 마음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 아니라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고 표현해야할 듯하다. 가을이 와도 가을같지가 않다는 뜻.
그러나 그는 이내 “오히려 더운 게 낫지. 날씨까지 서늘했으면 얼마나 썰렁하겠어”라며 씩 웃었다. 시즌 초반 꼴찌를 헤매다 4강을 노리는 수준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사실상 그 꿈이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용을 써봐도 되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는 법. 날씨는 더워도 그의 속마음은 추울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KIA는 최근 주축 선수들이 하나 둘 2군으로 내려가면서 젊은 선수 위주로 기용하며 내년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
그는 “올해 우리팀은 유난히 첫 기록들이 많아”라며 웃었다. 신인을 제외하더라도 마운드에서 시즌 첫승을 기록한 투수만 해도 이범석, 임준혁, 곽정철….
조 감독은 “KIA에 와보니 죄다 재활부터 시작하더라고. 통과의례인 것처럼. 그래도 이범석이 생각만큼 커 준 수확이 있었다”며 입맛을 다셨다.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대어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나가 떨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젊은 선수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내년 시즌 도약을 바라는 마음이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관련기사]사자들‘불타는 PS 열망’ 18안타 폭발·12점차 V
[관련기사]꼴찌 LG “2위 영광 우리손에 달렸소이다”
[화보]SK 정상호 4안타 활약 LG에 역전승…매직넘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