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폭발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 돌풍의 주역인 롯데가 13년 만에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썼다. ‘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새 목표가 달아오른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롯데는 19일 사직 두산전에서 시즌 열여덟 번째로 3만석을 꽉 채워 누적관중을 126만6213명으로 늘렸다. 종전 한 시즌 최다관중은 1995년 LG가 동원한 126만4762명. 새 기록까지 2만8549명을 남겨뒀던 롯데는 경기시작 이틀 전에 예매분 1만5000석이 매진된 데 이어 현장판매분도 매표 시작 24분 만인 오후 3시54분에 다 팔려나가면서 일찌감치 신기록 수립을 확정했다. 표를 구입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줄을 선 관중들도 부지기수였다.
홈 59경기 만에 역대 최다 관중을 돌파한 롯데는 앞으로 남은 4경기에서도 모두 매진을 노리고 있다. 20일과 21일 경기는 이미 예매분이 동났다. 또 이날까지 열여덟 번 만원 관중을 동원하면서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3만석이 넘는 구장을 홈으로 쓰는 구단 가운데서도 물론 최다 매진이다. 경기 평균 관중은 2만1461명으로 지난해 대비 68.95% 늘었다.
제리 로이스터(56) 감독은 최다관중 돌파가 확정되자 “좋은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날은 2위 자리를 놓고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두산과의 ‘빅매치’ 날. 그는 “신기록을 만들어낸 만원 관중과 중요한 경기를 함께 하게 돼 무척 행복하다”고 했다. 또 “두산과는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그 경기가 오늘보다 두 배는 더 중요하다”면서 “4강에 오르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기회를 잡을 수 있으니 챔피언십을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SK는 전년도 우승팀, 두산은 준우승팀, 삼성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이지만 새로 4강에 포함된 팀은 롯데 뿐”이라는 자신감이 그 밑바탕이었다.
롯데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에도 고개를 내저었다. “4강을 확정짓는 ‘큰 경기’에서 우리는 한국 최고의 선발투수 가운데 하나인 류현진을 상대했다. 그래도 이겼다”고 했다. 주장 조성환도 이 점에 동의했다. “두산도 지난해 경험 부족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집중해서 경기를 치르다보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롯데는 9회초 믿었던 마무리투수 코르테스가 유재웅에게 동점홈런을 맞은뒤 연장 10회초 김동주에게 결승홈런을 내주면서 5-6으로 패배,4일만에 다시 3위로 내려앉았지만 그래도 더 큰 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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