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20kg 빼고 지옥훈련 ‘날렵해진 거인’ 기대하세요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45분


KCC 하승진 내달 농구시즌 앞두고 변신

코트의 거인 하승진(23·222cm·사진)은 요즘 ‘인내’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새기고 산다.

프로농구 KCC에 지명된 신인으로 데뷔 무대가 될 다음 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참을 일이 워낙 많아서다.

우선 식탁에서는 참을 수 없는 식욕과 싸워 이겨야 한다. 올해 초 한국농구연맹(KBL)의 체중계 한계를 뛰어넘는 몸무게로 주위를 놀라게 했던 그는 최근 당시보다 20kg 가까이 감량에 성공해 130kg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운동뿐 아니라 철저한 식이요법의 결과다.

“평소 좋아하던 튀김 요리나 탕수육을 전혀 먹지 않아요. 맵고 짠 음식도 멀리하고 있어요.”

밥은 하루에 점심 한 끼만, 그것도 잡곡밥만을 먹고 닭 가슴살, 계란 흰자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하고 야채 및 과일을 주로 찾는다.

목표 체중인 135kg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다이어트를 계속할 계획이다.

용인 숙소에서 하루 종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합숙훈련도 견뎌야 한다. 오전 8시에 일어나 오후 9시까지 하루 세 차례 훈련이 매일 반복되는 단조로운 일과에 스트레스가 심한 것. 합숙이 아닌 출퇴근 자율 훈련 시스템인 미국프로농구(NBA)를 경험했기에 새장 속에 갇힌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참고 이겨내 성과는 컸다. 감량으로 약점이던 스피드를 보강했고 공격과 수비 전환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연습경기 위주의 실전훈련에서도 골밑을 장악하며 위력을 떨쳤다. 23일 중앙대와의 연습경기를 지켜본 김남기 대표팀 감독은 “승진이가 완전히 딴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KCC 구단은 하승진이 부담을 느낄 만큼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버스에 좌석 하나를 없애 전용 자리를 마련했고 숙소 출입문과 침대도 그의 키에 맞췄다.

어느덧 인내의 달콤함을 느낀다는 하승진은 올 시즌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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