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km로 9승하면 안되는데….”
삼성 배영수(24)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9승을 달성한 뒤 겸연쩍게 내뱉은 소감이다.
배영수는 이날 올 시즌 자신의 최다탈삼진 타이인 6개를 잡아내며 5.2이닝 4실점으로 팀에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삼성은 하루 빨리 4강진출을 확정지어야하는 상황인데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롯데전이어서 이날 승리의 의미는 남달랐다.
배영수는 이날 솔로홈런 3방을 맞으면서 6회를 넘기지 못한 것이 흠이지만 그 외에는 부활의 청신호가 곳곳에서 배어나왔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롯데킬러’답게 경기운영이나 자신감이 넘쳤다는 점. 그리고 결과적으로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다. 배영수는 올 시즌 9승을 수확했는데 롯데전에서만 3승(1패)을 거뒀다. 2002년부터 6월 23일부터 2006년 4월 8일까지 롯데전에서만 14연승을 기록할 정도로 롯데에는 강한 면을 보여온 배영수다.
이날 최고구속은 142km였지만 그의 공을 받은 ‘룸메이트’ 포수 현재윤은 “공끝에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4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내는 등 올해 들어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했다. 2005년 한경기 14탈삼진을 기록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지만 2007년 1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그로서는 적잖은 의미가 있는 숫자였다.
시즌 중반 직구구속도 130km 후반에 그쳤으나 이제 140km대 초반을 회복했고 공에 힘이 붙었다.
배영수는 경기 후 “많이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 이미지트레이닝쪽으로 노력을 많이 하는데 이제 변화구는 카운트볼과 승부구가 컨트롤 된다. 구속보다는 공에 힘이 생기는 것 같다. 팔꿈치는 올림픽 휴식기 이후 굉장히 좋아졌다. 앞으로 순발력 강화 운동이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말에 대해 그는 “아직 결정난 게 아니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겠다. 시즌 막판에 팀을 위해서라도 내가 살아나야하는 점을 안다. 구위가 예전같지 않아 롯데타자들이 만만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 큰 게임에서는 경험이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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