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권도의 창시자이자 영화배우로 1960, 70년대를 풍미한 그가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종합 격투기 대회에 출전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소룡 절권도 한국 총본관’(관장 김종학)의 초청으로 강연차 한국을 처음 찾은 테드 웡(71) 씨는 “바닥에 누워서도 싸우는 경기라면 적응이 필요하겠지만 서서만 싸운다면 충분히 세계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웡 씨는 1967년부터 1973년까지 7년간 리샤오룽에게서 절권도를 배운 마지막 제자다.
웡 씨는 리샤오룽이 미국 TV 시리즈 ‘그린 호넷’에 출연하던 1967년 로스앤젤레스 차이나타운에 차린 도장에 찾아가 그와 인연을 맺었다. 1953년 미국으로 이민 간 웡 씨는 당시 리샤오룽의 도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살았다.
웡 씨는 “도장을 찾아온 사람들 대부분은 무술을 웬만큼 익힌 사람들이었는데 나만 초보자였다”며 “내가 홍콩 사람이라 특별히 관심을 가져준 것인지 리샤오룽은 나를 집으로 불러 따로 가르쳐 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웡 씨는 “리샤오룽은 ‘비정통적’이고 ‘비고전적’인 실전 무술을 중시한 창조적이고 혁명적인 무술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무예가 오래전부터 이어온 교범을 중시하고 거기서 벗어나면 정통이 아니라고 얕잡아 보는데 절권도는 그렇지 않다”며 “무술을 익히는 목적은 주도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룰도 없고 심판도 없는 실전에서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가장 적절한 방어와 공격 동작이 있게 마련이고 그런 걸 가르치는 게 절권도라는 것이다. 웡 씨의 시범을 곁에서 지켜본 김종학 관장은 “주먹을 연속해 날리는 스피드나 펀치의 강도를 보면 70대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라며 “전성기 때 웡 씨의 펀치는 총에 맞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고 전했다.
1998년 리샤오룽의 부인과 함께 브루스 리 재단을 만든 웡 씨는 홍콩 대만 일본 등지를 오가며 절권도 강연을 하고 있다. 20,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절권도 한국총본관에서 수련생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 강연한 웡 씨는 “기회가 된다면 자주 한국을 찾아 절권도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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