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유치 나선 부산시 “속 타네”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하지만 부산에 온 30여 명의 IOC위원은 부산시의 고급 의전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
2016년 하계 올림픽부터 이어진 동·하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후보 도시의 관계자들이 부산에 집결하는 마당에 ‘부산으로부터 대접을 받았다’는 뒷말이 나올까 우려해서다.
25일 시작한 IOC세계스포츠교육문화포럼과 26일 개막하는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에 참가하는 IOC위원들의 교통수단은 45인승 일반 버스다.
주최 측은 고급 승용차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차선책으로 고급 리무진 버스를 제안했지만 이마저 거부당했다. ‘우등’도 아닌 ‘시외버스’에 IOC 위원들이 옹기종기 타고 이동하는 것이다. 통역 및 비서 인원조차 4, 5명의 위원만 지원받았을 뿐 나머지는 거절했다.
하지만 숙소는 특급 파라다이스호텔이다. 숙박비는 부산시가 아니라 IOC 사무국에서 내기 때문이다.
2020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선포한 부산시는 IOC 위원이 대거 방문하는 이번 행사를 절호의 홍보 찬스로 여겼다. 하지만 IOC 위원들의 잇따른 의전 거부에 다소 의기소침해진 상태. 더구나 차기 올림픽 유치전에 나선 일본 도쿄, 미국 시카고, 스페인 마드리드 등 관계자들이 대거 입국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조직위 관계자는 “IOC 위원들을 만나기 위한 각국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