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거인 6연패 끊다…부진한 손민한 이어 新 에이스로 도약

  • 입력 2008년 9월 26일 08시 30분


최근 6경기 방어율 1.89 ‘시즌 12승’…PS서도 핵심 선발 예약

롯데는 한동안 손민한의 뒤를 이을 에이스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 손민한 혼자 고군분투했고, 롯데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했다.

롯데팬들은 손민한을 두고 ‘민한신’으로 불렀지만 오히려 그 소리가 애잔하게 들렸다. 마치 80년대 후반 고군분투하던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처럼. 한편으로는 우아하고 멋진 별명 같지만 그만큼 뒤를 받쳐주는 투수가 없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롯데도 그토록 갈망하던 ‘포스트 손민한’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주인공은 바로 송승준이다.

송승준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3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면서 팀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2승째(6패)를 거두며 팀내에서 장원준과 함께 공동 최다승 투수로 올라섰다.

특히 최근의 투구내용만 놓고 보면 ‘신(新) 에이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큼 팀내에서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복귀한 뒤 최근 5경기에서 부진한 투구가 단 한번도 없었다.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2실점이 가장 많은 실점이었다. 이날의 5이닝 1실점 투구가 가장 좋지 않은 내용일 정도로 안정적인 선발투수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림픽 후만 따지면 이날까지 6경기에서 38이닝 9실점(8자책점)으로 방어율 1.89다.

무엇보다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뒤 끝모를 6연패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질긴 연패의 쇠사슬을 끊어 기쁨이 두배였다. 팀도 가을잔치를 향해 다시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또 상대가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것이 확실한 삼성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송승준은 올해부터 5전3선승제로 치러질 준플레이오프에서 핵심선발 투수로 활약해야 한다.

이날 한 가지 흠이라면 볼넷을 6개나 내줬다는 점. 5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6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볼넷, 박진만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투구수 95개가 되자 마운드를 배장호에게 넘기고 말았다.

송승준은 “경기 내용면에서는 볼넷을 많이 내줘 매우 실망스럽다. 오늘 연패를 끊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 포스트시즌 때는 이런 경기내용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조금 더 집중하겠다. 앞으로 러닝훈련을 더 늘리겠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그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의 승리를 지켜낼 줄 아는 투수로 성장했다. 그래서인지 경기 후 로이스터 감독도 “볼넷을 많이 내주면서도 고비를 잘 넘겼고, 1점으로 잘 막아냈다”며 칭찬했다.

송승준의 이름은 이제 승리의 이름이 됐다. 롯데팬들에게는 ‘해피 송’으로 자리잡게 됐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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