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고, 롯데는 8년 만에 가을잔치 진출을 확정해 놓은 상황이다. 인연인지 악연인지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마지막으로 이겨본 것이 2000년 준플레이오프 롯데전이었다. 이후 준플레이오프에 2차례 더 진출했지만 2003년과 2007년에는 각각 SK와 한화에 패했다.
반면 롯데는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2000년 준플레이오프 삼성전이었다. 당시 1승2패로 삼성에 무릎을 꿇은 뒤 가을무대에 더 이상 나서지 못하다 올해 마침내 8년 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하게 됐다.
현재 상황에서 이변이 없는 한 롯데와 삼성이 가을잔치 첫 관문인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될 전망이다.
‘미리보는 준 플레이오프’라고 지칭된 25일 대구구장 롯데-삼성의 시즌 최종 18차전. 마치 포스트시즌을 방불케하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특히 올해 사직구장 뿐만 아니라 전국에 야구열풍을 몰고온 주인공인 ‘부산갈매기’는 대구구장까지 날아와 관중석을 채웠다.
경기 전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날은 삼성이 ‘경북대의 날’로 지정하고 이미 3000명의 단체관람이 예약돼 있었다. 평소 대구구장에 다른 팀이 원정경기를 올 때는 원정팬이 20-30명선에 그친다. 그래서 사실상 원정팀 덕아웃이 있는 1루쪽 관중석도 홈팀 삼성팬들이 많다. 3루쪽 홈팀 응원석은 자리가 꽉 찰 수밖에 없어 삼성과 경북대측은 1루쪽 관중석에 단체관람 좌석을 마련하느라 경기 전 줄을 쳐놨다.
그런데 롯데팬들이 경기 2시간 전부터 입장하기 시작하면서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경북대의 ROTC(학생군사교육단) 인원들이 미리 와 경계선 주위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이 롯데팬들은 “원정팀 응원석인데 왜 롯데팬들이 못 앉게 하느냐”고 밀고 당기면서 고성이 오갔다.
삼성측도 예상 못한 실랑이가 계속되자 당황했다. 경기 도중 더 큰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결국 경북대 응원단석을 부랴부랴 좌측 외야쪽으로 옮기는 작업을 펼쳤다.
대구구장은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날 만원이나 마찬가지인 1만1484명이 들어찼다. 그 중 롯데팬도 약 3000명으로 추산됐다. 전날 9513명보다 더 많은 관중수였다. 아무튼 롯데팬들과 삼성팬들에게는 이미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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