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쾌활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두산 홍성흔(31)과 정원석(31). 하지만 이들에게는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바로 ‘득남 타이밍’이다.
25일 잠실구장. 훈련을 마친 정원석은 “이제 여성팬이 좀 늘었겠다”는 구단 관계자에게 “아들도 있는데 무슨 여성팬이냐”고 손사래를 쳤다.
그와 동시에 떠오른 씁쓸한(?) 기억. 정원석의 첫 아들은 결혼 1년8개월여 만인 8월20일에 태어났다.
하지만 당시 야구계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질주하는 대표팀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득남 소식도 자연스럽게 묻혀버렸다.
반면 ‘홍보맨’ 홍성흔은 달랐다. 별다른 이슈가 없던 23일 오후에 맞춰 아들을 얻은 것. 마침 잠실구장에 나온 취재진에게 널리 알리기에 딱 좋았다.
홍성흔은 “날짜 맞추느라 힘들었다. 일단 포스트시즌을 피해야 하고, 이승엽이 홈런 세 개 치는 날이나 (박)찬호 형이 호투하는 날도 피해야 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도 정원석에게는 위안이 하나 생겼다. 전날 7회에 히어로즈 장원삼과 17구 승부를 펼치면서 한 타석 최다 투구수 기록의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프로야구 연감에 남을 것이라는 귀띔에 그는 “그럼 나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건가?”라며 웃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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