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동열 감독은 25일 대구구장 덕아웃에서 최근 2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김동수 얘기가 나오자 “말이 2000경기지 대단한 기록 아니냐. 그것도 가장 힘들다는 포수로 2000경기씩 뛰었으니”라면서 “우리도 200승이나 2000안타, 2000경기 출장 기록들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으니 모임 같은 걸 하나 만들 때도 됐다”며 일본의 명구회(名球會) 같은 클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히어로즈 김동수(40)는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세 번째이자 포수로는 최초로 개인통산 20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동수에 앞서 전준호와 김민재까지 올해에만 3명의 베테랑이 2000경기 출장의 역사를 썼다.
선 감독의 말처럼 송진우도 개인통산 200승을 달성했고, 양준혁과 전준호는 2000안타를 때려냈다. 그런데 김민재를 제외하면 모두들 대학을 졸업하고 군복무까지 마치는 등 어려운 한국적 현실을 극복했다.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항해에 나선 것처럼, 20년 안팎의 세월 동안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며 한국프로야구의 신천지를 개척했다.
일본프로야구는 1979년 ‘명구회’라는 조직이 처음 생겼다. 타자는 2000안타, 투수는 200승 또는 250세이브 이상이 가입조건이다. 물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자격이 없으며, 본인 스스로 가입을 거부할 수도 있다.
일본의 명구회는 단순한 사교클럽이 아니다. 유소년야구교실도 개최하고 사회봉사활동도 하면서 국민들의 신망을 받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82년 탄생한 한국프로야구는 올해로 27년째를 맞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명예의 전당’을 별도로 준비하겠지만 선수들도 스스로의 권위를 세워나가는 모임이 필요하다. 현재 2000클럽에 도달한 선수들도 나름대로 클럽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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