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윤진희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을 찾았다. 생활이 어려운 축구유망주 한성찬(11)군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현희(27·서울시청)가 “함께 가자”고 하자 윤진희도 흔쾌히 나섰다. 직접 음식을 해 먹이고, 정기적인 도움까지 주기로 했다.
한성찬 군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윤진희는 세심했다. 예민한 어린시절. 윤진희는 자신의 가정사가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다. 결국 숨기던 사실들이 알려져 상처를 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환경 덕에 단단한 내가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윤진희는 자신의 선행이 세상에 드러남과 동시에 한성찬 군이 아픔을 겪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취재진들에게 “우리는 (한)성찬이가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위해 온 것인데 자칫 성찬이 마음에 상처가 나면 꿈은 무너진다”며 신중한 보도를 부탁할 정도였다.
윤진희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표정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보다 더 밝았다. 158cm, 53kg. 가냘픈 몸에서 들어올리는 ‘무거운’ 역기처럼 그녀의 마음씨에도 진중함이 배어 있었다.
태릉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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