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게 중요한 건 K-1 챔피언이 아니라 세미 슐츠를 꺾는 것이다.”
‘20세기 최강의 파이터’로 불리는 피터 아츠(38·네덜란드)가 K-1 슈퍼 헤비급 챔피언 세미 슐츠(34·네덜란드)를 향해 칼날을 세웠다. 아츠는 지난 19일 강남 대치동 칸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반드시 세미 슐츠를 꺾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18일 귀국해 일찌감치 시차 적응에 들어간 피터 아츠는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아츠는 “연약한 선수”라는 슐츠의 도발적인 발언에 대해서도 불쾌함을 드러냈다. “슐츠는 어려운 상대다. 하지만 슐츠의 머리를 박살내겠다. 하이킥이 될지, 펀치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그렇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말펀치로 상대를 제압하고자 했다. “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거리를 좁혀 카운트 펀치를 날리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다.
링에서는 무시무시한 펀치와 하이킥을 날리는 아츠지만 집에서는 아내와 아들을 사랑하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다. “아내는 너무 무섭다. 세미 슐츠와 상대해도 이길 것이다. 그래서 수입도 전부 아내가 관리하고 있다”며 스스로 애처가임을 자처했다. 아들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아츠는 최홍만과 바다 하리와의 경기예상에 대해서는 발을 뺐다. “두 선수 모두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는 두 사람 모두에게 돈을 걸 생각은 없다. 경기에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누가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대신 “최홍만은 뛰어난 체격 조건을 갖고 있다. 따라서 좋은 트레이너를 만나고, 기량을 발전시킨다면 1∼2년 내 K-1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최홍만을 향한 립서비스를 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화보]‘K-1 WORLD GP 2008 IN SEOUL FINAL16’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