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뜨거웠던 외국인 선수들의 귀화 추진이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최근 귀화 의사를 밝힌 성남 모따(28)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귀화선수의 대표팀 발탁에 대한 찬반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미봉책에 불과
귀네슈 FC서울 감독은 귀화선수의 대표팀 발탁에 대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대표팀 전력은 끌어 올릴지 몰라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 귀네슈는 26일“소속팀을 위한 귀화는 괜찮지만 대표팀 발탁을 위한 귀화는 반대한다. 그 나라 사람이 진정으로 국가를 대표해야한다”고 말했다.
귀네슈는 국내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대표팀의 공격력 저하를 귀화선수로 풀어선 안 된다. K리그에는 1-2년 경험을 더 쌓으면 대표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유망주들이 많다. 그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K리그에서는 용병 공격수들의 득세로 국내파 골잡이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대표팀에서 마저 귀화 선수들이 공격을 책임지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성용(19·서울) 역시“현 대표팀에는 용병 못지않은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다만 아직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며“선수들이 더 노력하면 귀화선수 없이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찬성-한국축구 발전에 전반적으로 도움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가 대표팀에 뽑히면 전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최근 거론되는 모따를 그 동안 지켜봤는데, 대표팀의 공격력 부재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우수한 능력을 가진 귀화선수는 현역 때 뿐 아니라 은퇴 후에도 한국축구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의손(48·본명 발레리 샤리체프)도 계속 한국에 머물며 골키퍼 축구교실 등을 운영하지 않느냐”며“많은 팀이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는데 귀화선수들이 이 자리를 대신하면 더 효율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대표선수들 역시 자기 자리를 귀화선수가 차지한다고 좁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대표팀 주전 경쟁은 누가 있든 이뤄지게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KBS 축구해설위원 역시 “귀화선수의 기량이 출중하다면 대표팀에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국민정서 역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고 동조했다.
하지만 두 전문가 모두 당사자의 의지가 반드시 전제돼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위원은“대표팀에 필요하다고 의도적으로 귀화시키고 그에 따른 메리트를 주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리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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