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사자, 천적 앞세워 기선제압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천적 투수로 맞불 작전.’

16일 막을 올리는 프로야구 플레이오프(7전 4선승제)를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과 삼성 선동렬 감독의 필승 비법이다.

양 감독은 “1차전을 반드시 잡겠다”고 입을 모았다. 역대 플레이오프 20차례(드림 매직리그 시절 제외) 가운데 1차전 승리 팀이 80%(16회)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두산 김선우(31)를, 선 감독은 에이스 배영수(27)를 1차전 선발투수로 내정했다.

김선우와 배영수는 정규시즌에서 상대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도 김선우는 2.76, 배영수는 2.08로 올 시즌 성적보다 좋다.

이들은 올림픽 휴식기 이후 공 끝이 살아난 점도 닮았다.

김선우는 올 시즌 6승 가운데 3승(2패·평균자책 2.49), 배영수는 9승 가운데 2승(2패·평균자책 3.57)을 거뒀다. 김선우는 시즌 후반기 들어 국내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배영수는 팔꿈치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난 덕분이다.

김선우는 올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불안했다. 3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고 13안타 8실점(4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배영수는 1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승패 없이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포함해 8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목요일 경기에서 김선우는 시즌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 7.50, 배영수는 5승 2패에 평균자책 3.95를 기록했다.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4위에 턱걸이했지만 2위 두산에는 상대 성적 10승 8패로 앞섰다.

선발 배영수가 2승을 거두고 윤성환, 이상목, 존 에니스가 1승씩, 불펜에서 3승을 합작한 결과다(퇴출된 웨스 오버뮬러 2승).

두산은 김선우와 이승학이 2승씩, 맷 랜들, 김명제, 이혜천, 김상현(구원승)이 1승씩을 챙겼다.

두산과 삼성의 1차전은 선발 등판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선발투수가 초반에 위기에 몰리면 불펜진이 총동원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에 파죽의 3연승을 거둔 것처럼 1차전 승리가 1승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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