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던 중 체육회 관계자께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대전이 부담을 좀 느낄 것 같은데요, 내년에는 올림픽도 없는데 신경이 좀 쓰이겠습니다.”
내년에는 전국체전이 대전에서 열립니다. 그러니까 이 관계자의 말은 이번 대회가 근래 몇 년간의 전국체전과 비교했을 때 보기 드물게 열기가 뜨거웠고 신기록도 많이 나온 성공적인 대회여서 차기 개최지인 대전이 부담을 가질 것 같다는 얘기입니다.
전국체전 주최 단체인 대한체육회 관계자의 말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대회가 성공적이었다는 취지의 말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체전은 한국이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따 종합 7위를 한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지 한 달여 만에 열려 올림픽 열기의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게다가 수영의 박태환, 배드민턴의 이용대, 역도의 장미란 이배영 같은 올림픽 영웅들이 대거 참가해 이들의 활약을 보려고 경기장을 찾는 팬이 과거 어느 대회보다 많았습니다.
같은 맥락이지만 조금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연택 대한체육회장은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하지만 몇몇 스타 선수가 출전하는 종목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보다 아마추어 종목의 저변이 확대돼 경기 자체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스타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것도 좋지만 유명 선수가 없더라도 아마추어 경기 자체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인 것 같습니다. “대전이 부담을 느낄 것 같다”는 체육회 관계자의 말도 뒤집어 보면 올림픽 후광을 기대할 수 없는 내년 전국체전에 대한 걱정일 수 있습니다.
올해 전국체전은 이제 끝이 났습니다. 2009년 대전에서 열리는 제90회 대회 때는 무명의 선수들이 땀 흘려 뛰는 경기장에도 많은 관중이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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