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는 팀내 최다홈런(19)과 타점(71)을 올리며 방망이 솜씨를 인정받았지만 포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력은 항상 의문부호가 붙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5번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최형우는 수 차례 판단미스를 범했다. 4-4 동점인 7회말 무사만루 위기. 두산 4번타자 김동주의 타구는 짧은 우익수 플라이여서 3루주자가 아무리 발빠른 이종욱이라도 홈을 파고들기 힘들었다. 그러나 최형우는 앞으로 뛰어나왔다가 뒤로 물러나며 타구를 잡는 바람에 홈으로 힘없이 송구해 결승점을 헌납했다. 4회 고영민과 8회 이종욱에게 내준 3루타도 역시 판단미스였다.
박진만(사진)은 ‘정신줄’을 놓는 허망한 수비를 펼쳤다. 7회 2점을 내주며 4-6으로 뒤진 상황에서 계속된 2사 1·2루. 고영민의 빗맞은 타구를 백핸드캐치로 걷어내려다 공을 떨어뜨리는 실책으로 타자를 살려줬다. 첫 번째 실책. 그런데 어이없이 고개를 숙이며 자책하다 2루주자 김현수까지 홈에 파고들게 만들었다. 2번째 실책. 타구 하나에 실책 2개를 범하는 순간이었다. 두고두고 진기명기에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졌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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