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테스 무너지는 것 못봤어?” 유재웅, 평범해서 무서운 한방

  • 입력 2008년 10월 17일 08시 27분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16일 잠실구장. 두산 유재웅(28·사진)은 무척 들떠 있었다. 두산은 경기 전 전광판에 올 시즌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을 틀었는데, 그 중 9월19일 사직 롯데전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재웅은 9회에 동점 2점포를 터뜨리면서 두산이 3연전을 싹쓸이하는 데 숨은 공을 세웠다.

유재웅은 “내가 그 한 방을 터뜨려서 코르테스가 무너진 것 아닙니까. 한국 와서 첫 실점이라면서요. 정말 중요한 홈런 이었어요”라고 신나게 자화자찬을 했다. 화면에 그 때 모습이 등장하자 취재진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다시 한 번 기분을 내기도 했다. 그러더니 계속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김동주나 홍성흔 한테 맞았다면 아무 일 없었겠지만, 나처럼 ‘평범한 타자’한테 홈런을 맞았으니 코르테스도 충격이 오래 갈 수밖에 없어요.” 결국 두산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직행에 자신이 단단히 한 몫 했다는 자부심이었다.

유재웅은 이미 그 홈런에 이름도 붙였다. 일명 ‘생명 연장포’. 위태롭던 팀 내 입지를 이어가는 데 일조했다는 얘기다. 물론 자조가 섞였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노릇. 유재웅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치면 더 연장될지도 모르죠”라며 자리를 떴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관련기사]해처럼, 달처럼 ‘명장 용병술’ 빛났다

[관련기사]‘사자의 눈’은 백만불짜리 눈

[관련기사]“김현수 스타일로 특별히 주문” 오재원, PO용 새 방망이 장착

[관련기사]‘하얀풍선vs파란수건’ 기 팍팍!…두산-삼성 응원전 스케치

[화보]두산,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삼성에 8-4 역전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