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언니’ 윤선숙 2년연속 우승 질주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2시간31분21초… 2위 정윤희 재기 발판

남자부 1위 케냐 테이멧 2시간9분53초

‘한국 여자 마라톤의 맏언니’ 윤선숙(강원도청)이 7년 만에 자신의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윤선숙은 19일 경주시민운동장을 출발해 시내를 돌아오는 42.195km 풀코스에서 열린 동아일보 2008 경주국제마라톤대회(경상북도 경주시 대한육상경기연맹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여자부에서 2시간31분21초로 1위로 골인해 2년 연속 우승했다. 윤선숙은 2001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세웠던 자신의 최고기록(2시간32분09초)을 48초 경신했다. 지난해 엘리트 마라톤으로 부활한 이 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2시간35분53초의 대회 기록도 4분32초 단축했다.

역대 국내 여자 랭킹 5걸(2시간30분50초) 정윤희(한국수자원공사)는 2시간37분15초로 2위를 차지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윤희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잇단 부상으로 주춤하고 있었다.

남자부에서는 케냐의 실베스터 테이멧이 2시간9분53초로 에티오피아의 이레푸 비르하누를 3초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테이멧은 2003년 암스테르담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10분26초의 개인 최고기록은 경신했지만 지난해 에드윈 코멘(케냐)이 세운 대회기록(2시간9분44초)은 깨지 못했다. 3위는 2시간10분06초를 기록한 케냐의 찰스 키비와트가 차지했다. 지난해 챔피언 코멘은 2시간11분12초로 5위에 머물렀다.

국내 남자부에서는 이명기(국민체육진흥공단)가 2시간16분22초를 기록해 2006년 전주마라톤에서 세운 개인 최고기록(2시간17분30초)을 1분08초 앞당기며 우승했다.

한편 1만2000여 마스터스 참가자들은 천년 고도 경주의 가을을 느끼며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3개 코스를 달렸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김용택(위아) 씨가 2시간24분49초로 1위를 차지했고 여자부에서는 배정임(경남 김해시) 씨가 2시간51분16초로 2년 연속 우승했다.

경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영욱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승부는 트랙에서▼

남자부 3초차 박빙승부 연출

테이멧 200m 남기고 스퍼트

트랙에서 승부가 갈렸다.

최근 마라톤의 경향은 42.195km 풀코스의 마지막에서 승부가 갈릴 정도로 팽팽하게 진행된다. 19일 열린 동아일보 2008 경주국제마라톤대회 남자부도 마지막 200m를 남겨두고서야 승자가 결정될 정도로 박빙이었다.

경주시민운동장으로 들어설 때 이레푸 비르하누(에티오피아)가 먼저 스퍼트를 했다. 그러자 바로 뒤를 따르던 실베스터 테이멧(케냐)이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승부는 200m를 남겨두고 마치 100m 달리기를 하듯 쏜살같이 달아난 테이멧을 비르하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려졌다.

마지막 승부는 박진감이 넘쳤지만 기록은 눈치싸움 탓에 다소 느려졌다.

페이스메이커들이 2시간7, 8분대 페이스로 끌었지만 순위 경쟁에 신경 쓴 선수들이 따라붙지 않았다. 32km 지점부터 테이멧, 비르하누와 찰스 키비와트, 삼손 바르마오(이상 케냐) 등 4명이 선두권을 형성해 달렸다. 테이멧과 비르하누는 결승선을 약 1km 남겨두고 먼저 치고 나갔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테이멧은 마라톤 메카인 케냐의 고지대 엘도레트에서 나서 자란 전형적인 아프리카 마라토너. 이번까지 풀코스를 4번 완주했다. 일찍 결혼해 아들과 딸을 뒀고 네 가족이 함께 살고 있다. 테이멧은 “아주 힘든 경기였다. 하지만 코스가 아주 좋아 개인 최고기록을 5년 만에 경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윤선숙(강원도청)이 출발부터 독주해 정윤희(한국수자원공사)를 따돌리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3위는 2시간52분57초를 기록한 이봉하(경산시청)가 차지했다.

경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김관용 경북지사 “지구촌 마라톤 실감”▼

“1년 내내 기다려지는 명품 마라톤 대회가 되도록 해야죠.”

김관용(사진) 경북지사는 19일 경주마라톤이 끝난 뒤 “멀리 아프리카와 유럽, 중국, 일본에서 경북을 찾아오는 모습을 보니 ‘마라톤 지구촌’이 실감난다”며 “경북을 상징하는 스포츠 대회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경주마라톤이 지역 발전과 함께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백상승 경주시장 “해마다 수준 올라가”▼

“지난해보다 국제대회로서 위상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백상승(사진) 경주시장은 19일 “마음은 선수들과 함께 풀코스를 뛰는 기분이었다”며 “10개국 선수와 동호인들이 한데 어울려 고도 경주의 가을을 달리는 풍경은 보는 시민들도 아름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시장은 “경주마라톤이 지난해부터 국제대회로 격상되면서 수준이 높아져 대회 분위기도 매우 달라졌다”고 좋아했다.

경주=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교통통제 협조 경주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19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경주 시내에서 실시된 교통 통제에 협조해 주신 경주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1만2000여 명의 마라토너가 함께한 동아일보 2008 경주국제마라톤을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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