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잔루만 15개…집중력서 완패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8시 32분


두산 안타수 13-9·출루 20회 불구 득점생산력 부재 헛심만 쓰고 자멸

‘잔루’는 야구에서 누상에 남아있는 주자를 일컫는다. 구체적으로 안타와 4사구, 실책 등으로 타자가 출루하거나 진루했지만 3아웃으로 공수를 교대할 때 베이스에 남아있는 주자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잔루를 ‘Left On Base’라고 하는데 줄여서 ‘LOB’로 표기한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잔루였다. 삼성이 6-2로 이겼지만 승리한 삼성은 잔루가 4개였고, 두산은 무려 15개나 됐다.

두산은 안타에서 13-9, 4사구에서 6-3으로 앞섰다. 5회 김현수가 타격방해로 출루해 이날 두산타자가 출루한 횟수는 총 20차례나 됐다.

결국 이날은 집중력의 차이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평가할 수 있다. 삼성은 찾아온 찬스를 잘 살려 6점이나 뽑아냈고, 두산은 숱한 찬스를 날려버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투수들은 안타와 4사구를 많이 허용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집중력을 발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산은 이날 7번타자(이대수, 이성열, 김재호) 자리에서만 잔루가 나오지 않았다. 7번타순에서는 단 한 차례도 출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마터면 ‘선발타자 전원 잔루’라는 진기록을 세울 뻔했다.

두산에서 보면 8번 채상병은 3차례나 ‘누상에서 돌아오지 못한 주자’가 됐고, 1번 이종욱, 2번 오재원, 3번 김현수, 5번 홍성흔, 6번 고영민이 2차례씩 베이스에 남아 3아웃 공수교대를 지켜봤다.

야구는 득점을 많이 하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는 잔루확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주자가 나가면 점수를 뽑는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플레이오프 3차전은 삼성의 승리였다. 두산쪽에서 보면 잔루 15개를 기록하는 ‘득점 생산력 부재’로 자멸했다고 볼 수 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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