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한 마리에 1000만원이오”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8시 48분


송풍기로 30초 불면 사자 탄생…3D입체, 발빼곤 실물과 똑같아

포스트시즌 삼성 응원단상에는 대형 사자 풍선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내며 응원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2006년 포스트시즌부터 모습을 드러낸 2마리의 사자 풍선은 경기의 흐름에 따라 평소에는 주황색 천 더미로 있다가 삼성을 응원할 순간이 되면 진짜 사자가 기지개를 켜듯 일어난다.

가까이서 볼수록 세세한 곳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는 모습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마리 당 제작 가격이 1000만원이 든 사자 풍선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 사자가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비밀은 송풍기

사자 풍선은 풍선 본체와 은색 베이스, 파란색 단상 등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파란색 단상에 은색 베이스 부분을 올리고, 사자 풍선과 베이스는 지퍼로 연결한다.

베이스에는 송풍기가 들어 있다. 전기를 올리면 송풍기가 돌아가고 강제적으로 풍선에 공기를 주입해 30∼40초면 풍선을 사자 형태로 만든다.

상대팀 응원석에서 봤을 때 금방 사자가 위용을 드러내는 비밀은 바로 이 송풍기에 있다.

반대로 전기 스위치를 끄고 사자 풍선 뒷목에서 등까지 이어진 지퍼를 열면 금방 바람이 빠진다. 지퍼를 열자마자 사자 모양이 사라지고 2분 정도 되면 완전히 납작해진다.

○ 3D 입체 설계와 박음질로 실물과 흡사

사자 풍선은 3D 입체 설계를 한 뒤 먼저 현수막 모양으로 출력하고, 이를 일일이 박음질해서 완성했다. 실사 개념으로 제작해 제작 기간도 15일이 들었다. 높이 4m, 너비 3m 사이즈로 두 마리를 제작했다.

발 모양만 빼고 모든 게 똑같다. 발 모양은 각각 바깥쪽 발을 들도록 제작해 양쪽이 대칭이 되도록 했다. 경기가 끝나면 바람 빠진 풍선은 일반 백팩의 2배 사이즈 되는 가방에 넣어 다음 경기장으로 이동시킨다.

풍선만큼 중요한 베이스는 송풍기 때문에 성인 6명이 들어야 옮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동할 때마다 3톤 용달차가 필요하다.

○ 유지 보수 걱정 없어요

삼성 응원단은 3년 전 제작한 사자 풍선을 아직까지 별 문제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잘 찢어지지 않는 현수막 원단으로 제작했고, 포스트 시즌에만 아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자 눈 밑이 찢어진 경우가 한 차례 발생해 천을 덧대 보수했을 뿐 원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롯데의 갈매기 풍선이 헬륨 가스를 사용해 한번 충전할 때 마다 마리 당 50∼60만원이 비용이 드는 데 반해 일반 공기를 주입하기 때문에 처음 제작비 외에는 추가 비용도 거의 안 들었다. 굳이 신경 쓰는 부분이라고 하면 곰팡이가 피는 것을 막는 정도면 된다.

삼성 응원단 대행을 맡고 있는 티컴의 배상현 과장은 “그동안 사자 풍선을 사용하면서 유지보수 비용은 거의 안 들었다. 풍선이 습기를 먹으면 곰팡이가 피기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햇볕을 쪼여주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구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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