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냐 실패냐’ 문성민의 현주소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9시 02분


문성민 대포, 대담해야 터진다

독일에 진출한 ‘한국배구의 희망’ 문성민(22 ·VfB 프리드리히샤펜)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고 있다.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오기로 끝없이 채찍을 가하고 있지만, 아직 여러 모로 부족함을 느낀다.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문성민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도전 - 실전 경험으로 실력 ‘UP’

어차피 데뷔 시즌은 유럽 무대 적응기이다. 샤펜이 문성민과 2년 계약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생각보다 페이스가 좋다. 스텔리안 모쿠레스쿠 감독은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다. 문성민은 3일(한국시간) VOC 베를린과의 2008-2009시즌 홈 개막전에 깜짝 출전한 것을 시작으로 12일 TSV 힐데스하임, 19일 SCC 베를린전까지 3경기 모두 풀세트 소화했다. 특히 3차전인 베를린전에서는 팀 최다인 15점을 쓸어 담아 팀의 3-0 완승을 일궜다.

하지만 단순 포인트보다 공격 성공률이 높아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문성민은 “몇 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격 성공 빈도를 늘리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결국 주전 라이트로 나섰던 이 경기에서 예상을 훨씬 웃도는 65%를 달성했다. 23번 시도해 15번 성공한 것. 또한 라이트에 국한된 초반 2경기와 달리 3차전에서 레프트 그로저와 수 차례 위치를 바꿔가며 팀 전술의 핵심 역할을 했다. 모쿠레스쿠 감독은 “오늘 경기의 히어로는 문성민”이라고 칭찬, 기대감을 더했다.

○과제 - 넘어야 할 고비는 많다

물론 아직 성공까지는 거리가 있다. 주장 율리아노 벤디니는 “문(Moon)의 실력은 뛰어나지만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문성민은 “원래 말수도 적은데, 언어 문제로 조용한 선수로 비쳐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경기 중 일부러 파이팅 모션을 크게 취하고, 심판에 자주 어필하는 등 애써보지만 첫 인상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동료들이 그를 아낀다는 점. 베를린전이 끝난 뒤 문성민은 입단 후 처음 팀 동료의 집과 시내 한 클럽에서 열린 선수단 파티에 초대받았다. 샤펜의 정식 멤버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사실 경기력도 아직은 2% 부족하다. 특유의 스파이크 서브가 잘 나오지 않는다. 세터 루카스와의 호흡과 유럽식 ‘템포 및 스텝 적응’에 집중하느라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한다. 템포에는 익숙해지고 있지만 범실과 수비 실책이 잦아 고민이다. 매 세트 한 번 이상 서브 미스가 나온다. 파워에서도 밀린다. 볼 배합이 낮고 빠른데다 힘까지 좋다보니 수비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블로킹에서 상대 힘에 눌리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문성민도 “웨이트가 부족해 힘이 부족하다”고 인정한다. 스테판 마우 단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문제점을 아는 만큼 서서히 하나씩 바꾸고 노력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프리드리히샤펜(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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