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역전쇼…7차전서 결판내자

19일(한국시간) 뚝심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적지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도 탬파베이 레이스를 4-2로 눌러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3승3패. 양팀의 7차전은 20일 같은 장소에서 오전 9시에 벌어진다.

○“See you tomorrow night!”

벼랑 끝에 서 있던 보스턴은 5차전에서 7점차의 열세를 뒤집은 기세를 이날도 이어갔다. 1회말 B J 업튼에게 선발 조시 베켓이 솔로홈런을 허용해 기선을 제압당했으나 2회초 곧바로 케빈 유킬리스가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려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탬파베이의 업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7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써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전은 3승1패로 승리를 눈앞에 뒀던 탬파베이가 오히려 수세에 몰려 자칫 역전극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다. TBS의 칩 캐리 캐스터는 보스턴 3루수 케빈 유킬리스가 9회말 에릭 아이바의 타구를 잡아내자 “See you tomorrow night!”이라며 7차전을 예고하는 방송으로 마무리했다.

○보스턴은 역전의 명수

1985년 리그 챔피언결정전이 7전4선승제로 치러지면서 아메리칸리그에서 1승3패의 팀이 3연승을 거두고 7차전에서 축배를 든 경우는 85년 캔자스시 로열스(상대 토론토)를 포함해 4번이다. 이 가운데 3번(86년, 2004년, 2007년)은 보스턴이 연출한 역전극이다. 20일 7차전에서도 보스턴이 승리할 경우 ‘레드삭스 네이션’의 역전극은 메이저리그의 전통으로 자리잡을 만하다. 1승3패에서 뒷심을 보인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한 경우 86년 보스턴을 제외하고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86년 보스턴은 그 유명한 빌 버크너의 알까기 실책이 있었던 시리즈였다.

○벼랑에서 기적을 발휘하는 프랑코나

프랑코나 감독(49)은 메이저리그 저니맨 출신 감독이다. 97년부터 2000년까지 필라델피아 필리스 감독을 지냈으나 4년 동안 단 한번도 승률 5할을 만든 적이 없었다. 결국 성적부진으로 필라델피아에서 해고당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텍사스, 오클랜드의 벤치코치를 지내면서 절치부심한 뒤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2004년부터 보스턴 감독에 오른 것. 프랑코나 감독은 ‘내일이 없는 벼랑 경기(elimination game)’에서 메이저리그 감독 가운데 가장 승률이 높다. 6차전까지 이겨 9승1패다. 벼랑 경기는 5전3선승제에서 2패 후, 7전4선승제에서 3패 후 게임을 일컫는다. 프랑코나 감독은 수세에 몰려 로프에 기댄 채 승리를 엮어내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두차례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현역 최고 감독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시 경험부족인가

탬파베이는 올 포스트시즌에 올라온 8개 팀 가운데 경험을 제외하고는 가장 전력이 안정돼 있는 팀으로 꼽혔다. 마운드, 공격력, 기동력, 수비 등 크게 흠잡을 데가 없었다. 정규시즌 실책부문에서 90개로 이 부문 4위에 랭크돼 있었다.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초반 7경기에서는 무실책으로 철벽수비를 자랑했다. 그러나 최근 3경기에서는 실책 5개로 무너졌다. 6차전에서도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유격수 제이슨 바틀렛의 1루 악송구가 승부의 흐름을 바꿔 놓는 뼈아픈 에러였다. 5차전에서도 3루수 루키 에반 롱고리아는 유킬리스의 타구를 백핸드로 어렵게 잡아낸 것까지는 좋았지만 여유있는 상황에서 러닝스로잉으로 실책을 저질러 결국 결승점이 돼버렸다.

○7차전 승부는 점쟁이도 몰라

포스트시즌 7차전 승부는 예측이 어렵다. 한마디로 죽느냐 사느냐 게임이다. 현재 분위기 상으로는 5차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친 보스턴이 절대 유리하다. 그렇지만 탬파베이는 홈구장의 이점을 안고 있다. 초반부터 적시타나 홈런이 터질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7차전은 3차전에서 맞붙은 매트 가르자(탬파베이)-존 레스터가 재격돌한다. 3차전에서는 가르자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5.2이닝 동안 5실점한 레스트를 눌렀다.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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